남북경협 기다리는 기업들...사업 준비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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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윤정훈·최윤신 기자
입력 2018-06-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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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그룹 TF 출범 사업재개 준비

  • KT·두산·CJ 등도 "경협 대비"

  • 현대제철·GS그룹 "예의주시"

[사진= 아주경제 미술팀.]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남북경협을 둘러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셈법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남북경협 사업 재개 준비에 고삐를 죄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기업들은 과거 북한의 사례를 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TF 구성 등 기업들 움직임 분주
남북경협 재개 준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그룹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직접 위원장까지 맡았다.

현 회장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며 전사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회장 때부터 북한과 교류를 늘려 왔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20년간 금강산 및 개성관광을 담당했고, 2000만평의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을 확보해 1단계로 100만평 부지 조성, 공장건축, 숙박시설 운영 등을 했다.

이런 노력으로 2000년에는 북한과 전력, 통신, 철도, 비행장, 댐, 수자원 이용, 명승지 관광 등 '7대 사회간접자본(SOC)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사업 중단에도 흔들림없이 준비해 온 만큼, 가장 빠른 시일 내 (남북경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남북협력사업개발TF장을 겸직한 구현모 KT 사장은 "그룹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 남북협력시대가 본격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KT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주관 통신사로 선정됐고, 올해에도 5세대(5G)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지원한 바 있다.

두산그룹도 대형 발전설비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중공업, 건설기계를 제작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통해 대북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남북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CJ그룹도 관련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최근 한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도 남북경협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남북경협 재개를 저성장, 고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글쎄"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반면 현대제철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해 계획 중인 사업이나 기대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는 물론 경쟁사인 포스코의 행보와도 사뭇 대조된다.

전중선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은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해 여러 사업을 검토해 왔고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GS그룹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최근 남북경협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찾아보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KT와 달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같은 민족이긴 하지만 북한도 하나의 시장이지 않으냐"면서 "기업 입장에선 진출에 앞서 신중하게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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