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이준익 감독X박정민X김고은 '변산', 살아있는 청춘들의 스웨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18-06-04 12: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왼쪽부터) 영화 '변산'의 이준익 감독과 김고은, 박정민[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이 완성됐다. “살아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 분투하는 영화 ‘동주’와 ‘박열’, 그리고 ‘변산’까지. 이준익 감독이 그린 살아있는 청춘들의 ‘스웨그’(swag, 자신만이 갖을 수 있는 특정한 멋과 분위기)가 펼쳐진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동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는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거센 청춘 학수(박정민 분)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전작 ‘동주’, ‘박열’에 이어 ‘변산’까지 청춘 3부작을 완성하게 된 이준익 감독은 “사회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 개념을 정해놓는다는 것이 잘못된 것 같다.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다. ‘동주’와 ‘박열’도 그렇다. 그들은 역사 속 인물이지만 청춘이라는 건 젊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변산이 고향인 김새겸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아 섬세하고 따듯한 정서를 담아낸 ‘변산’은 “래퍼인 주인공과 고향의 정서가 믹스(MIX)” 되어 독특한 감성을 자아내는 작품.

이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은 요즘 가장 핫한 래퍼고 배경은 변산이다. 래퍼와 컨트리(country)한 정서가 섞여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이상한 이종교배 영화”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의 고향이 변산이라 배경이 변산이다. 하지만 만들어진 영화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변산의 변(邊)은 변두리라는 뜻이다. 백두대간이 내려와 맨 끄트머리 변방에 있기 때문에 변산이다. 우리 사회 속 외곽에 있는 삶의 모습을 담기에 좋았다. 모두가 서울로 오고 서울에서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그에게도 고향은 있지 않나. 그뿐만 아니라 고향에는 모두가 피하고 싶은 것, 기억이 있고, 그것을 모두 본 그들이 떠나지 않고 있으니까. 그것들을 끝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다. 과거 부끄러운 순간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가 삶의 숙제인 것이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을 때 드러나는 진심이 그의 천성”이라는 의미를 설명했다.

'변산'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변산’은 이준익 감독이 연출 제안을 고사한 작품이라고.

이 감독은 “예전에 시나리오 연출 제안을 받았는데 고사했다. 제 고향이 전라도도 아니고 정서를 명확하게 구현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초기 설정은 학수(박정민 분)가 단역이라는 설정이었는데 얼마 전 단역 배우를 소재로 한 영화 ‘럭키’가 대박 나지 않았나. 설정을 바꾸자고 해서 각색했고 래퍼를 소재로 하며 영화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은 박정민은 ‘변산’ 출연 제안을 받고 “천둥·번개를 맞은 토르가 된 기분”이었다고.

박정민은 “전작 ‘그것만이 내 세상’을 찍을 때였다. 한창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준익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다. 대뜸 ‘정민아 너 랩 잘하지?’라고 하시더라. 예전에 노래방에서 랩을 한 걸 들으시고 하시는 말씀이었다. ‘잘하지는 않고 좋아하죠’라고 하니, ‘비와이나 도끼 정도는 하지?’라고 하시더라. 깜짝 놀랐다. ‘랩 오디션에서 1등 하신 분과 심사위원이신 분’이라고 하니, 감독님께서 ‘내가 래퍼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을 건데 잊어버리라’고 하시더라.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섭외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이 감독은 “다른 영화를 찍고 있는 배우에게 다음 영화 기획을 말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제가 박정민에게 전화한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각별한 프랜들 리가 있으니 연락한 것”이라고 눙쳤다.

또한 김고은 캐스팅에 관련해서는 “드라마 ‘도깨비’를 안 봐서 김고은이 얼마나 유명한지 몰랐다. 나중에 보니 엄청나게 유명하더라. 지금은 유명하지만, 박정민을 캐스팅하던 때에는 스타가 아니었다. 투자받아야 하니 여배우는 스타를 붙여줘야 했다. 이 나이대의 스타가 많이 없어서 김고은을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수의 고향 친구 선미 역을 맡은 김고은은 “감독님이 저를 너무 크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저는 작품이 좋으니까 선택했다. 이준익 감독님이 작품을 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출연하지 않겠나. 또 (박)정민 선배랑 학교도 같이 다니고 개인적으로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생각하고 존경하는 선배라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조합이 나올까 생각해 덥석 잡았다”고 거들었다.

영화 ‘동주’와 ‘그것만이 내 세상’, ‘염력’ 등으로 대중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안긴 박정민은 “변신이라고 하면 변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에 맡은 역할들보다 가장 저와 가까운 캐릭터인 것 같다. 학수는 제 모습에 가까워서 연기할 때 편했다”며 캐릭터와 자신 사이가 가깝다고 언급했다.

또한 래퍼 역할을 위해 노력했다며 “평소 랩 음악을 듣고 노래방에서 부르는 걸 좋아한다. 공교롭게도 그걸 듣고 랩을 잘한다고 착각하셔서 이 역할을 맡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랩을 해야 하고, 스튜디오 녹음도 하게 되니 ‘아, 이게 호기롭게 도전할 영역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래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동주’, ‘박열’에 이어 ‘변산’으로 이어지는 청춘 3부작에 관해 “홍보 마케팅팀이 (홍보하려고) 엮은 것”이라고 농담하면서도,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안 난다고 무의식중에 설정한 것 같다. 윤동주와 송몽규가 청춘의 시절 일본 땅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들의 비극은 아름답게 공유 중이지 않나. 박열은 운명을 같이한 가네코 후미코는 세상을 보는 세계관을 주장한 청춘이다. 그러나 그들은 과거의 인물이다. ‘변산’은 현재, 최근에 와서 청춘이 가진 애환을 같이 고민하려는 듯 보인다. 그게 과연 고민해야 할 건인가? 그것을 즐기는 만큼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없다. 포지티브(positive, 긍정적인)한 생각들로 일상을 찾아가다 보면 그것이 우리가 그리는 청춘일 수도 있다”며 “진심 어린 순간을 대면하다 보면 좋은 것은 분명 있다”고 마무리,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 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준익 감독과 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출연하는 영화 ‘변산’은 오는 7월 4일 개봉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