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세금 탓? 레노버, 2017 회계연도 2000억 적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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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5-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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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실적 부진과 4억 달러 세금 납부 주 원인

  • 레노버 CEO, 인공지능 산업 등 기술혁신 강조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Lenovo)가 지난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기준 1억8900만 달러(한화 약 2043억 원) 상당의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레노버가 최근 9년래 기록한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한 해 8억2900만달러(약 990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2014년도와 비교하면 매우 충격적인 부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에 따르면 레노버는 24일(현지시간) 2017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실적보고서를 통해 453억5000만 달러(약 48조 9300억)의 매출과, 1억8900만 달러(약 20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회계연도 기간 기록한 매출은 전년도 동기대비 5.3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시장 예상치인 443억8000만 달러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해 전망을 밝게 했다.

개인컴퓨터와 스마트 설비사업에서는 전년도보다 7.66% 늘어난 323억7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사업은 레노버의 주력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한다.

레노버가 야심차게 추진한 신설 사업인 데이터센터의 매출은 8% 증가한 43억9400달러를 기록한 반면, 레노버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모바일 사업 매출은 6% 감소한 72억4100만 달러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역별 판매실적 현황을 보면 중국 25%, 미주 31%,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28%를 기록해 한쪽에 치우지지 않은 고른 분포도를 보여줬다.

예상보다 큰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레노버의 한 관계자는 4억 달러(약 432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한 점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적자는 북미와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지지부진한 탓도 큰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는 지난 2014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8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미에서는 삼성과 애플, 중국에서는 경쟁사인 화웨이와 오포(Oppo)에 밀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레노버는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위 5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열린 '레노버 혁신 과학기술 대회'에 참석한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우한시를 향후 인공지능(AI) 전략의 핵심 기지로 삼아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스마트 전략을 공개했다. 더불어 이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의류와 스피커 등 다양한 혁신 제품도 소개했다.

레노버의 이러한 전략 노선 변경은 올 들어 수년 만의 적자 실적을 내놓는 등 PC 수요 감소와 이동단말기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 CEO는 앞으로 개인용 PC와 태블릿 PC 부분에서의 시장 선점과 이익 창출을 계속 이어가고 모바일 사업의 적자를 보완하는 데 치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레노버와 후베이(湖北)성은 공동으로 '레노버 장강(長江) 과학기술 산업 펀드'를 조성하고,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산업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레노버는 우한 공장에 스마트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 AI 전략을 접목한 다양한 융합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이를 통해 우한시를 AI 산업의 혁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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