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험 채점에 AI 도입... 단순 암기 방지 vs 사회적 파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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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18-05-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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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이클릭아트]


중국 학교 작문 시험 채점관으로 인공지능(AI)이 도입돼 화제다. 

중국에서 AI가 학생의 작문을 채점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인간 교사와 AI는 92% 유사한 점수를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6만여개 학교 학생 1억2000만명을 대상으로 AI 작문 채점 실험이 진행 중이다. 이 AI 기술은 논리력과 작문 전반의 질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고안됐다. 논지에서 벗어난 문장을 찾아내는 등 기존 기술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연구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이 기술이 교사를 돕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다. 교사가 작문을 채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편견 등 불가피한 인간의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간 학력 격차를 줄이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AI 채점이 모범 답안을 외워서 시험 보는 행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모판(徐默凡) 중국 화동사범대학 교수는 지난 해 11월 화동사범대학 심포지엄에서 “AI 채점기의 데이터 통계를 이용하면 답안을 외워서 시험 보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는 대학 입시에서 같은 교사에게 배운 학생이 같은 작문 답안을 써내는 문제가 수차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실험에 참가한 몇몇 학교에서는 우수한 작문에 낮은 점수를 준 사례가 있었다며 AI 채점기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AI 채점기로 미국의 유명 언론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기사를 채점했을 때 ‘학술적 어휘력이 부족하고 문장 내용이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평가하며 71.5점을 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AI 채점기는 학교 내부 시험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실험에 참가한 학교들은 학생의 공식적인 학업 성적에 영향을 미칠 시험에서는 AI 채점기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위야펑(余雅風) 중국 베이징사범대학 교수는 “답이 비교적 객관적인 수학이나 물리 등 시험에는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작문은 문화적, 감정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AI가 채점하기도 어렵고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 채점기는 구글의 ‘알파고’와 비슷한 원리라고 이 실험에 참가한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컴퓨터공학과의 한 연구원이 밝혔다. AI 채점기는 학생들이 쓴 작문을 수집하고 선생님의 채점과 비교하며 사람의 개입 없이 정보를 수집한다.

국내에서도 장기적으로 수학능력시험을 논술형으로 바꾸고, AI를 활용해 채점하자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중국이나 일본의 대입 시험은 답이 정해진 서술형 작문이기 때문에 AI를 도입할 수 있지만, 유럽의 대입 시험처럼 완전히 자기 생각을 쓰는 논술형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AI를 이용한 채점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능을 논술형으로 바꾸며 AI 채점을 실시하자는 논의가 존재하지만, 실제 도입했을 때 사회적 파장이 클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2020년까지 대학입학공통시험에서 국어와 수학에 논술형 문제를 도입하며 AI가 채점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일정 수준 이하의 문장은 걸러내도록 해 인간 채점관의 일손을 거드는 방안으로 AI 도입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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