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항공사, 중국 ‘원차이나’ 강제에 ‘카테고리 전면 재개편’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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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5-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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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제주항공, ‘동북아시아’ 한 카테고리로… 티웨이는 거리별로 나눠

대한항공 예약화면에 동북아시아 카테고리 아래로 중국과 일본, 대만 등의 도시가 국가 구분없이 나열돼 있다.[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중국 민항총국이 중국에 취항한 모든 외항사에 대해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 국가로 인식되는 표현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들이 국가 카테고리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논란을 피했다.

◆ 국가표기 배제하고 대륙별‧거리별 배치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아시아 노선의 카테고리를 대폭 변경했다. 대한항공은 국적 구분 없이 일본과 중국, 홍콩, 마카오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모든 취항지를 한 카테고리에 포함시켰다. 기존에 동남아시아 카테고리에 있던 가오슝 등 대만지역 노선도 동북아 카테고리로 옮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달 CACC의 요구를 받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고 요청기한 마감에 앞서 개편을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대만 노선을 동남아‧인도 카테고리에 배치해 중국으로부터 큰 압박을 받아왔다. CAAC가 요구한 마감시간이 다가오도록 대한항공이 카테고리를 수정하지 않자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미이행 항공사 명단’을 밝히면서 대한항공을 꼬집어 “참을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제주항공도 대한항공과 같은 방법으로 ‘동북아’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국가표시 없이 취항지 도시만을 제시했다. 티웨이항공은 △아시아 단거리(일본) △아시아중단거리 △아시아 장거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전면 개편했다.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정치적 압박 사이에서 ‘묘수’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 양국 간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자칫 기업만 피해를 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티웨이항공 예약화면에 국가구분없이 노선거리별로 취항지가 구분돼 있다.[사진=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캡처]



앞서 중국 측의 요구를 수용해 중국‧홍콩‧마카오 카테고리에 대만을 추가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만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지난 8일 한국 주재 대만대표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측에 대만의 엄정한 입장을 전달하고 사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중국에) 고개를 숙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시아나는 대만 정부의 이 같은 항의에 재수정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국가 표기 없이 대분류에 도시만 표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 이스타항공‧진에어 제외하고 표기문제 마무리

현재 국내 8개 항공사 중 중국과 대만 관련 카테고리를 수정하지 않은 곳은 이스타항공과 진에어뿐이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하게 중국‧홍콩‧마카오‧대만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에어서울의 경우 중국 취항노선이 없다. 

이스타와 진에어도 머지않아 카테고리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CAAC는 25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44개 외국 항공사들이 대만 표기 방식을 CAAC의 요구에 따라 수정하기로 했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44개 항공사 중 18개 항공사는 30일 만에 이미 표기 방식 수정을 완료했고, 나머지 26개 항공사는 기술적인 문제로 수정 시기 연장을 신청했다고 CAAC는 설명했다.

CAAC의 설명대로라면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하와이항공 등 미국 항공사 역시 조만간 표기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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