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성사 놓고 북미간 주고받기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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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5-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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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개최 분위기로 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신경전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AP]
 

북한과 미국간에 정상회담 성사를 놓고 입장 주고받기가 이어지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여전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억류자 석방 행사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금, 어떤 장소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름은 말하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좋아하는 장소,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고 하는 것을 볼 때 미국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중심의 뉴욕 채널이 재가동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하기 전 CIA 국장 시절에 구축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정보기관 중심의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진행돼오다 회담 실무를 위해 양측 공식 외교 라인이 나서게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취소 의사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한 공개서한을 보낸지 4일만에 내달 12일 개최 가능성을 다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계관 북 외무성 1부상이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과관의 핵 무기와 관련 시설 이전 등 리비아 방식 비핵화 방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담화문을 발표한 데 이어 최선희 외무부상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식 최후를 경고한 데 대해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는 담화문을 발표하자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해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 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회담 취소를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회담 취소 선언에 당황한 북한은 25일 김계관 부상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계관 부상의 담화에 대해 트윗을 통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고 환영하고 이어서 공식적으로 내달 12일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하는데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2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밝히기 전에는 26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김 위원장이 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입장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간접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먼저 제안했다.

지난주 한미정상회담 이전 한미연합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북한공사의 회견, 식당종업원집단탈북 송환 등을 요구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참여기자들의 명단 접수를 수용하지 않았던 태도에서 180도 달라졌다.

아쉬울 때만 한국을 이용하려는 북한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북한에 대한 냉엄한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기존에도 북미관계가 경색돼 있을 경우 유화적인 남북관계를 활용해 풀어보려는 시도를 하다 북미 직접 접촉이 가능한 경우에는 '통미봉남' 정책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뉴욕타임스(NYT)가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틀렸다”고 비판하기도 해 북미간 회담을 다시 열기로 할 경우 예정대로 개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회담 개최와 이후 이행까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신경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이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방안에 대해 동의하는지,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가 불분명한 가운데 체제보장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해져 다시 관계가 삐걱거릴 가능성도 있다.

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이행 과정에서 과거와 같이 합의를 파기하는 사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

이번 취소 발표 과정에서 보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능한 성향과 함께 독단적인 결정 방식도 비핵화 합의와 이행 과정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서한이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는 한 수 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복잡한 비핵화 협상이 단순한 '부동산 거래'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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