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취소-'깜짝' 남북정상회담…이틀간 반전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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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5-2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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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회담 취소 하루 만에 '다시 열릴 수도'…북미 '물밑 대화' 재개

  • 남북정상, 극비리에 2차 정상회담…한미정상회담 대화 내용 공유한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위임' 담화,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시사, 남북정상 깜짝 회담.

지난 이틀간 미국과 한반도에서 잇달아 벌어진 파격과 반전의 다이내믹한 장면에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지 불과 3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자 북한은 8시간 만인 25일 오전 김계관 제1부상의 명의로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김계관 제1부상은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하기 위해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하루 전 전격 취소를 선언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나오자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관저로 불러 긴급 회의를 가졌다. 회의가 끝난 뒤 25일 새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미)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는 25일 오후 또다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북미 정상 간 직접적인 소통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청와대 측은 "실낱 같은 희망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미국 측과 여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하고 있다"며 "북미 간에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 간의 직접적이고 오픈된 대화들이 필요하다. 간접적인 방식보다는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지 하루 만인 25일(현지시간), 6·12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다고 말해 상황은 급반전되는 분위기로 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참석차 헬리콥터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들(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매우 원하고 있다”며 “우리(미국)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심지어 (내달) 12일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와 관련,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가능성과 관련, “그 회담이 6월 12일에 열린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깜짝 놀랄 만하고 어질어질한 반전”이라며 북한과의 말 폭탄 전쟁 끝에 정상회담 수락을 통해 화해모드로 급선회했던 때만큼이나 현란한 ‘외교적 댄스’를 보여준 사례로 꼽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험 회담’에 대해 다시 문을 열었다”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급반전을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 주말 북미 양측 실무진 간 ‘물밑대화’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탄력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통보’에도, 약 30명의 백악관·국무부 직원으로 구성된 미국 측 선발대가 아직 싱가포르 출장일정을 취소하지 않은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이처럼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불씨가 살아나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이 비밀리에 가동돼 북측 판문점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해 다시 북미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만큼 두 정상은 비핵화 방법론 등 주요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의 자세한 내용은 문 대통령이 27일 오전 10시 생중계를 통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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