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원자력안전위, 전문성부족·관리소홀 드러내”

제품 전수조사, 폐암발병 위험성 의학적 조사 등 적극적 관리대책 마련 촉구

[사진=아주경제 DB]

대한의사협회가 라돈침대에 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관리소홀을 지적하면서 신속한 피해자 파악과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원자력안전위가 2차 조사에서 1차 조사 결과를 뒤집은 것에 대해 해명하고 있지만, 결국 전문성이 부족한 것과 관리가 소홀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안전위는 2차 조사에서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를 최대 9배 초과했다고 발표하고, 1차 조사 때 매트리스 커버만 조사한 후 2차 조사에서 매트리스 전체를 측정하면서 결과가 바뀐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의협은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된다고 알려진 것이 처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감시체계가 전무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제도적 관리를 강화했다고 하지만 또다시 생활제품에서 국민건강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활용품에서의 라돈 함유 기준과 인체노출 저감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며 “추가적인 건강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음이온 함유 제품 및 소비제품 전수조사 △라돈 침대 사용 소비자 폐암 발병 여부 확인 및 폐암 발병 위험성 의학적 조사 감시 △라돈 기인 폐암 발병 차단 방안 강구 △국민 소통 창구 설립 △장기적 피해규명과 보상 진행 등 적극적인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라돈은 암석·흙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방사성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토양으로부터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벽 틈을 통해 실내생활공간에 유입될 수 있고, 시멘트와 같은 건축 재료 중에 함유될 수 있다.

생활공간에서 라돈은 무색무취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인체에 노출되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과 폐암과의 관계를 인정해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의협은 침대에서 검출된 라돈의 경우 능동적 환기가 이뤄지지 않는 수면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인체에 노출되는 문제를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