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유가·달러화·금리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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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8-05-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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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달러화,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며 아시아 신흥 국가의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25일 금융업계는 지난 3개월간 미국 달러화 가치와 장기금리, 유가가 동시에 상승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 국가가 삼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이후로 미국 달러화는 국제통화 거래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4.7% 절상됐다. 미국 재무부의 만기 10년 이상 채권 수익률 역시 2013년 이후 최초로 3% 상승했다.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77.50달러(약 8만3000원)로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로 미국 달러화는 국제통화 거래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4.7% 절상됐다.[사진=연합/AP]


주요 경제지표의 동반 상승 추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출보다 투자가 중요한 아시아 신흥 국가의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동력이 필요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 국가에는 수출보다 투자가 중요하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아시아 기업은 미국 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하며 달러화를 통해 투자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신흥 국가들의 상환 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달러화 강세 기조는 또한 국제 투자자가 아시아 채권 시장을 외면하도록 만들기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금융연구소는 "올해 아시아 채권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채권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신흥 국가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투자가 감소하고 성장세가 더욱 둔화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마저 상승하며 석유 수입국인 아시아 신흥 국가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대부분 아시아 신흥 국가는 석유 집약적 산업을 통해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중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대부분 석유 수입국인 아시아 신흥 국가들은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사진=연합/AP]


국제유가가 상승한 원인은 베네수엘라산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미국과 이란 간 국제적 긴장이 발생함에 따라 공급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어서고 경제규모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높다. 말레이시아 역시 공공부채가 GDP의 약 50%에 이르고, 국내 통화 부채의 절반을 외국에 지고 있어 자본 유출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다.

한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유류 보조금을 부활시킨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8년에 재집권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취임 후 불과 4년 전 감축했던 유류 보조금을 부활시켰으며,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대통령 역시 유류 보조금 부활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어 지난주 15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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