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할리우드 가고 中 ‘찰리우드’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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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5-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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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中 박스오피스 매출액 3조4000억원…처음으로 북미시장 제쳐

  • 춘제 흥행·국산영화 비중 확대 영향…박스오피스 10위권 내 中 영화 60% 차지

올해 2월 춘절 연휴 기간 중국의 한 영화관이 영화 관람을 위해 방문한 중국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바이두]


중국이 영화의 본고장 미국 할리우드를 넘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등극했다.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 국산 영화 성장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는 202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의 박스오피스 규모가 이미 미국을 넘어서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 영화 시장을 제패했다.

미국 영화시장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 증가로 성장 둔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중국 시장은 주요 소비층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자)를 중심으로 문화적 가치와 인식이 높아지고, 영화관을 방문해 영화를 보는 문화생활 보편화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 춘제 흥행에 힘입어 미국 넘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등극

올해 1분기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8% 늘어난 202억1800만 위안(약 3조4134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북미 지역을 넘어섰다고 24일 중국국가영화국(國家電影局)이 발표했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의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28억5300만 달러(약 3조735억원)를 기록했다.

국가영화국은 지난 2월 춘제(春節·음력설)의 흥행이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춘제 기간(2월 15~21일)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57억 위안에 달했다. 음력 1월 1일인 추이(初一)의 박스오피스 규모는 12억77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월 기준으로 1월에는 49억5000만 위안, 2월에는 101억4000만 위안, 3월에는 51억2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춘절 연휴가 포함된 2월의 매출 규모는 1월과 3월의 배에 달했다.

영화 관람객 수는 1분기 5억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36.5%를 기록했다.

중국 관영언론 인민일보는 “중국 소득 수준 향상으로 연휴 기간 영화관을 찾는 문화 소비생활이 보편화됐다”며 “이로 인해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해 중국의 스크린 수는 이미 북미 시장을 추월한 바 있다. 이젠 스크린 수에 이어 박스오피스 수입까지 미국을 넘어섰다”고 자찬했다.

세계 영화 시장의 중심이 미국 할리우드 대신 ‘찰리우드(CHOLLYWOOD)’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찰리우드는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와 중국의 영문 ‘차이나(CHINA)’를 결합한 단어로 중국의 영화산업을 할리우드에 빗대 만들어진 신조어다.

지난 2016년 이후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액, 관람객 수, 국산영화의 비중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가 늘어난 559억11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연간 관람객 수는 16억2000만명으로 18.8%가 늘었다.
 

24일 기준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중국 국산영화 '홍해행동(紅海行動)' 포스터.[사진=바이두]


◆ 중국 국산영화 비중 확대…박스오피스 10위권 60% 차지

특히 올해 1분기 중국 국산 영화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국산 영화의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150억 위안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3%가 증가했고, 전체 박스오피스 매출액의 74.2%를 차지했다.

24일 기준 올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오른 영화 중 6개가 중국 국산 영화였고, 이 가운데 3편의 영화가 1~3위 자리에 올랐다.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중국 국산 영화는 매출액 36억4900만 위안을 기록한 ‘홍해행동(紅海行動)’이다.

제8회 중국 베이징(北京) 국제영화제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은 ‘홍해행동’은 외국에서 납치된 자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중국 교룡부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지난해 흥행작 전랑(戰狼)2의 뒤를 잇는 애국주의 영웅영화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발표된 ‘중국 영화 트렌드 전망 보고서’는 “향후 중국 영화시장의 성장 동력은 주링허우가 될 것”이라며 “이들의 문화적 가치와 인식 향상이 중국 국산 영화 등의 콘텐츠 품질 향상을 도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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