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자단, 특별열차타고 풍계리로…외신 "블라인드 쳐져 창밖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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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05-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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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소개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 [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선정된 국제기자단이 24일 오전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현지에 도착했다. 

북핵 문제의 상징인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지만, 북측은 열차 창문에 블라인드까지 치며, 철통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23일 밤 남측과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을 태운 풍계리행 특별열차가 원산역을 출발했다고 원산발로 보도하며 "각 취재진에게는 4개의 침대가 놓인 열차 칸이 배정됐는데, 창문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측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블라인드를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풍계리로 향하는 기자들은 왕복 열차표를 사기 위해 75달러(약 8만1000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안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20달러(약 2만1000원)였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이날 "취재단은 나란히 붙은 두 객차에 태워졌으며 객차 양편 창문엔 모두 틈이 없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기자들은 열차 경적소리와 흔들리는 객차내 옷걸이를 통해서만 열차가 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열차 탑승이 엄격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낡은 군청색 객차의 입구에는 제복을 입고 제모를 쓴 검표원들이 2명씩 서 있었으며, 이들은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객실 칸에는 재떨이와 각종 음료가 비치됐고, 12시간으로 예상되는 열차 여행 중에 기자들에겐 세 차례의 식사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식당 객차는 서방 기자들이 앉는 쪽과 아시아 국가 기자들이 앉는 쪽으로 구분됐다. 메뉴에는 칠면조고기·닭고기·양고기·김치 등이 포함됐고, 각종 음료와 빵·통조림·소시지·차 등도 구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취재진은 원산역에서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까지 416㎞ 구간을 열차로 먼저 간 뒤, 재덕역에서 풍계리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북한의 열악한 철로 사정상 취재진을 태운 열차는 시속 35㎞의 느린 속도로 가서 12시간쯤 뒤 재덕역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은 또 "재덕역에 내려 풍계리까지 차량으로 또 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폐기 행사에는 북한이 실시간 보도를 허용하지 않아, 폐기 장면은 기자단이 원산으로 복귀한 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기자들이 경유지인 원산의 경제 발전상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교통·건설·관광·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발전하는 북한의 새로운 기운'을 느꼈다"며 "정책 전환을 통해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북한의 강한 의지가 보였다"고 24일 보도했다.

이어 "원산 갈마 비행장에는 새로 지은 터미널과 관제탑이 잘 갖춰졌고, 셔틀버스와 수하물도 제때 도착해 수속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며 "검역과 입국 심사·세관·공항 요원의 외국어 서비스가 훌륭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원산 공항과 시내를 잇는 도로는 잘 정비됐고, 해변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가운데 광대한 호텔 건설 용지도 목격됐다. 여러 높은 건물과 리조트 등은 초기 공사 단계였고, 북한 각지에서 온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또 원산 호텔에서도 로비의 커피숍을 포함해 호텔내 레스토랑 등이 서구식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한편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핵 문제의 상징과 같은 장소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 1~6차 핵실험이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풍계리는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특히 북한은 만탑산에는 주요 핵 시설을 배치하고 지하에는 수평·수직 갱도(땅굴)를 뚫어 핵실험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풍계리의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이어서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 장소로서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풍계리 인근의 함경남도 단천에서는 핵실험 원료인 우라늄이 생산된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하자 비행장 항공역수송과 관계자들이 안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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