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화계에 부는 日 원작 영화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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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8-05-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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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박스오피스에서 일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각색한 '용의자 X의 헌신'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온라인티켓 판매 사이트 마오옌뎬잉(貓眼電影)은 이 작품이 지난해 개봉한 후 4억 위안(약 678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23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중국 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다수 개봉해 큰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 영화계에서 일본 작품을 재구성한 영화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문화적 친밀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해 5억3000만 위안(약 898억원)을 벌어들인 영화 '요묘전'은 일본 작가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사문공해, 당나라에서 귀신과 연회하다'가 원작이다.  

크릭앤리버(도쿄 소재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의 리치앙씨는 "중국과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문화적으로 친밀하기 때문“이라고 일본 원작이 중국에서 먹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크릭앤리버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베이징 국제 영화제의 필름 마켓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일본 서적 약 200편 등을 소개했다.

또 와케베 유스케 JC포워드 컨설팅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도에 일본영화 ‘도라에몽:스탠바이미’가 중국에 개봉한 이후로 중국 영화계가 일본 작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약 5억5000만 위안(약 932억원)의 매출을 낳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일본 작품을 소재로 한 영화가 다수 등장하는 이유를 국내 정치에서 찾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자국 영화나 미디어 콘텐츠의 성격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와케베씨는 "외국 작품을 기반으로 한 중국 영화는 외국 영화 자체보다 정치적 제약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해 5억3000만 위안(약 898억원)을 벌어들인 영화 '요묘전'은 일본 작가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사문공해, 당나라에서 귀신과 연회하다'가 원작이다. [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지난 2016년 한반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유통이 제약을 받기 시작하자 일본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니온다. 사드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 중국에서 위상이 높았던 한류 문화가 한중 간 정치적 긴장으로 주춤한 사이 일본 콘텐츠가 빈틈을 꿰찼다는 뜻이다.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는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했다. 2016년 대비 13% 성장해 약 560억 위안(약 9조4931억원)을 벌어들였다. 미국 연예전문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동안 중국 박스오피스는 202억 위안(약 3조4243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여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서적에 대한 수요 저하로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출판사에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박스오피스는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평가다. 가네코 요시오 코단샤(Kodansha) 출판사 국제저작권 부서 국장은 “코단샤 전체 수익 중 (중국인을 겨냥한) 캐릭터 상품과 이벤트 사업 등을 포함한 국제라이선싱 사업의 수익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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