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동남아 Go'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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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5-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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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시장 한계극복 장점…20년 지나야 흑자전환 투자부담이 문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미래에셋생명과 프레보아생명의 통합법인 출범식에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 우측 두 번째),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네 번째), 파트리시아 라코스트 프레보아그룹 회장(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래에셋생명보험]


국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동남아 시장으로 다시 진출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된 국내와 달리 동남아 국가들은 아직 고속 성장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설립 이후 20년이 지나야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 등 시장 공략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수익 창출 방식이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실제 투자비용 부담으로 일부 대형 보험사만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빠른 시장 공략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달 베트남 현지 보험사인 프레보아베트남생명과 통합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프레보아생명 지분 50%를 인수한다고 밝힌 이후 10개월 만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각 보험사]


한동안 주춤했던 보험사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미래에셋생명 덕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화 상태에 놓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실제 보험사는 오랫동안 동남아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해왔다. 삼성화재는 1996년 보험사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베트남(2002년), 싱가포르(2011년)에 차례로 진출한 상태다.

특히 싱가포르법인으로 운영되는 재보험사 '삼성리'가 눈에 띈다. 설립 연혁이 오래지 않아 아직 적자를 내고 있으나 순조롭게 영업수익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KB손보도 1997년 인도네시아 보험사와 합작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베트남에서도 잇달아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2011년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Itochu)그룹의 보험브로커사인 코스모스서비스와 함께 합작법인으로 재보험사 '코스모스리스크솔루션'을 설립해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2016년에는 코스모스리스크솔루션의 지분 51%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싱가포르 재보험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DB손보는 2015년에 베트남 손보사 PTI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PTI는 인수 당시 베트남 시장 점유율 5위 손보사로 꼽혔다.

하지만, 국내 대형 보험사의 잇따른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성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20년 넘게 운영해도 아직 수익성이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여전한 상황이다.1997년 설립된 삼성생명 태국법인(타이삼성)은 지난해 처음으로 5억원 흑자를 냈다. 보험업계에서는 20년 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해외 영업을 지속해온 삼성생명의 뚝심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20년 동안 적자를 보면서 투자해야 겨우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20년 넘도록 투자해 온 삼성생명·화재를 제외하면 대부분 보험사는 동남아서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전후에 설립된 한화생명의 베트남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동남아 시장 진출은 장기간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보험사만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대형 보험사가 장기간 투자비용을 감당한다 하더라도 성공할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보험사 관계자는 "동남아에 진출한 손보사는 대부분 현지 한국계 회사에 보험을 판매하고 있어 제대로 된 해외 진출과 약간 거리가 있고 그나마 생보사가 현지 영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와 영업 환경이나 문화가 달라 성과를 쉽게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을 한 수 아래라고 내려다보고 국내에서 하던 방법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큰 문제"라며 "동남아 국가별로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현지화 및 차별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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