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웹툰계 황제 '밤토끼' 운영자 검거…업계 "엄중처벌"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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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강 기자
입력 2018-05-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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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불법 웹툰 업로드해 9억 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 챙겨

  • - 지난해 웹툰 시장 피해액 1조2625억원 달해

웹툰 불법유통 개요도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불법 웹툰 해적사이트 1위로 꼽히는 '밤토끼' 운영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연간 1조원의 저작권 피해로 시름하고 있는 웹툰 시장의 건전한 유통 문화가 정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웹툰·영화 등 저작권을 위반한 '불법 콘텐츠 사이트 운영(밤토끼)' 혐의로 운영자 A(43·프로그래머)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서버 관리와 웹툰 모니터링을 한 B(42·여)씨와 C(34)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캄보디아로 달아난 D(42)씨와 E(34)씨를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유령법인을 만든 뒤 미국에 서버와 도메인을 두고 인천에 테스트 서버를 둔 불법 웹툰 해적사이트 밤토끼를 개설했다. 이후 A씨는 밤토끼를 운영하면서 수시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교체하고,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광고 상담을 할 때는 해외 메신저를 이용했다.  자동추출 프로그램을 제작해 범행에 사용하는 등 국내 웹툰 9만여편을 업로드해 총 9억 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밤토끼는 포털 웹툰(네이버, 카카오)은 물론, 유료 웹툰 플랫폼(레진코믹스, 투믹스, 탑툰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든 장르의 웹툰을 불법으로 복사해 게시하고 있다. 밤토끼의 지난해 12월 기준 월 방문자 6100만명에 달하며 같은 기간 웹사이트 페이지뷰는 1억 3709만건으로 파악된다. 이는 네이버 웹툰의 페이지 뷰(1억 2081만건)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처럼 불법 웹툰 해적사이트에 따른 웹툰 업계의 피해 규모는 월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웹툰 통계·분석 업체인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 시장 피해액만 1조 2625억원에 달하며, 현재까지 누적 피해액이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국내 웹툰 시장 규모 8805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정부는 이에 5월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과 해외사이트를 통한 '해외사이트 불법 복제물 유통 관련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내놓고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정부는 침해 대응 특별 전담팀을 구성, 불법 해외사이트 집중 모니터링과 주요 해외사이트 운영자를 겨냥해 대규모 기획수사에 나섰다.

밤토끼 운영자 A씨의 경우 그간 해외 사이트 주소(URL)로 접속 경로를 변경하거나, 보안 프로토콜(HTTPS)을 적용해 정부의 법망을 피해나갔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주요 저작권 침해 사이트 20개 중 17개(85%) 사이트가 HTTPS로 차단이 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보안프로토콜 차단이 가능한 DNS 차단 방식을 적용했으며, 관계 당국과 긴밀한 수사 협조끝에 A씨의 꼬리를 잡았다.

현재 불법 복제 콘텐츠를 유포할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5년 이하의 징역·50만달러의 벌금, 10년 이하의 징역·1000만엔(법인은 3억엔) 이하의 벌금 규정을 두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 관계자는 "검거된 밤토끼 운영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수많은 해적사이트는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해적사이트의 국내 이용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한 법개정과 보안서버 차단을 위한 기술적 과제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까지 우회프로그램을 이용한 회피까지 차단할 수 있는 '에스엔아이(SNI) 필드 차단방식'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저작권침해사이트 접속 차단에 소요되는 2개월의 기간을 2주로 줄이는 골자의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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