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파격도전... '공유좌석제' 확대로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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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ㆍ윤정훈 기자
입력 2018-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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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 '딥 체인지'... 일하는 방식의 혁신 주문

  • SK하이닉스ㆍC&C 이어 이노베이션ㆍ텔레콤 등 도입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딥 체인지(근원적 차원의 변화)’가 근무 방식의 혁신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자리를 선택할 있는 ‘공유좌석제’를 속속 도입하면서 그룹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SK 관계자는 23일 “SK하이닉스와 SK C&C이 이미 공유좌석제를 도입한 데 이어 SK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서린빌딩의 리모델링과 함께 오는 7월부터 제도 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계 등 업무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에서 일부 공유좌석제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제조업 기반의 산업계는 사업별 철저한 분업화로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는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최태원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공유좌석제' 속속 도입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의 리모델링을 앞두고 '공유좌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곳에는 최 회장의 집무실을 포함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SK(주),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관계사가 입주해있어 주목된다.

SK그룹은 올 하반기 SK서린빌딩에 대한 리모델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총 3단계에 걸쳐 지하 4층부터 지상 35층까지 모든 공간을 리모델링한다. 이에 맞춰 SK그룹은지정 좌석과 칸막이를 없애고 임원실을 두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카페와 도서관 등 복합 공간을 건물 곳곳에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의 IT(정보기술)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유좌석제를 미래기술연구원, CIS비즈 등의 일부 부서로도 확대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경기 이천 본사의 경영지원 부문 중 신청 부서에 한해 파일럿 형태로 공유좌석제를 운영해왔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해당 부서의 사무실 칸막이와 직원 지정석을 없애고 업무공간을 모델 하우스처럼 조성했으며, 각 직원들에게는 노트북을 지급했다.

미래기술연구원 한 관계자는 “개인별 의견차는 있으나 새로운 업무 방식의 도입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며 “도서관처럼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일해 하루하루가 새롭다”고 전했다.

또다른 IT 계열사인 SK C&C도 공유좌석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 C&C는 이달 초 분당 사옥(SK u-타워) 4개층을 리모델링해 공유좌석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일하는 방식의 혁신' 직접 챙겨
이같은 SK의 변신은 최 회장이 직접 챙기며 주도하고 있다. 올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지난 3월 14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직접 방문해 공유좌석제 시행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여전히 올드 비즈니스에 안주하고 있다"며 올해 주요 실천 과제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사무공간의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SK 계열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는 만큼 변화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사업 부문별로 특징이 있어 확대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워라벨(일-가정 양립; Work and Life Balance)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변화도 탄력을 받고 있다”며 “SK의 파격적인 도전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게 되면 다른 기업들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63시티 직원들이 63빌딩 사내카페 마당에서 일하는 모습. [사진=한화그룹 제공]


◆한화, 롯데케미칼 등도 변화 나서
한화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은 올해 2월부터 공유좌석제와 유사한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한화63시티의 직원들의 경우 일찍 출근하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63빌딩 '카페마당'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 계열사 관계자는 "좌율좌석제 도입으로 프로젝트 연관된 사람들이 주변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면서 "책상위에 문서를 보관하지 않아서 정보 보안의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 혁신으로 일류 한화의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그룹의 소프트파워 경쟁력을 일류수준으로 혁신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 유한킴벌리 등 다양한 기업들이 올해부터 공유좌석제 실시를 통해 워라벨 문화의 확산에 나서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일부 부작용도 포착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매일 일정한 업무를 하는 회계, 인사 등 스탭부서 등은 예외를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정해진 자리가 없고 내선 번호가 없다 보니 건물 내에서 직원 찾기가 어렵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의성과 소통의 확대가 공유좌석제 도입 취지 중 하나”라며 “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으로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실무 담당자 간 협의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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