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에서 금융주로? 핀테크 시대 선도하는 IT 공룡들, 미래 금융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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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5-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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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전용 신용카드 출시 계획...아마존 고객 전용 계좌 구상

  • 페이스북 가상화폐 발행 계획..."구글, 이더리움 창업자와 접촉"

  • "IT 기업들, 블록체인 기술 통해 최대 이점 누릴 것"

  • "개인정보 유출시 파장 적지 않을 듯"...유럽 견제 움직임도

[사진=연합/AP]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전문팀을 구성해 자체 가상화폐 발행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애플은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아마존은 일찌감치 금융권과 손잡고 고객 전용 계좌 개설 서비스를 구상중이다. 방대한 이용자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현금없는 사회'가 될 미래에 향후 금융 흐름을 주도할 태세이다.  

◆ 카드·가상화폐·전용 계좌...금융 분야 기웃거리는 IT 공룡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골드만삭스와의 제휴를 통해 빠르면 내년 초 고객용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폰 판매 둔화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용카드는 애플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Apple Pay) 브랜드로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은 그동안에도 바클레이즈와 함께 기존 신용카드로 애플 기기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시해왔다. 새로운 신용카드로는 아이폰 등의 기기를 구매할 경우 대출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는 IT 기업은 비단 애플만은 아니다. 페이스북과 알파벳 자회사인 구글, 아마존 등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은 자체 가상통화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약 1년 전부터 블록체인을 페이스북에서 활용할 방법을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가 22억명에 이르는 만큼 가상화폐를 발행할 경우 다른 화폐보다 위력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아마존은 일찌감치 고객 전용 계좌 서비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JP모건체이스 등 금융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당좌예금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사 온라인 결제수단인 아마존페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구글은 최근 이더리움 창업자인 비탈리크 부테린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IT 공룡의 비밀스러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구글과 아마존 등 거대 글로벌 IT 기업이 순차적으로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경우 가상화폐 문화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블록체인이 팡(FAANG) 먹여살릴까...개인정보 보호 관련 견제 움직임도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로, 관련 거래 내역을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하는 게 핵심이다. 네트워크 내 다수 참가자가 승인한 경우에만 편집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형태여서 보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공급망 내에서 관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향후 10년간 여러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트워크 암호화가 중요한 만큼 주문형 반도체(ASIC)와 응용프로그램 프로세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하드웨어 기업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출하 이후 블록체인 네트워크 관리 등 잠재적인 비즈니스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블록체인이 글로벌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핵심 기술주인 팡(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 블록체인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티브 치아바론은 "블록체인은 자동화·로봇 공학·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과 더불어 5대 핵심 인터넷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의료산업부터 금융에 이르기까지 IT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CNBC는 지난 12일 보도했다.

IT 기업의 핀테크 분야 진출을 앞두고 기존 금융권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견제 움직임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기업들이 다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를 소홀히 할 경우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연계된 회사가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 보도를 통해 "유럽연합(EU)은 오는 25일부터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강화한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시행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이 줄어들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GDPR은 EU 시민권자의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넘겨주던 그동안의 관행을 강도 높게 규제하기 위한 제도다. 위반할 경우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대부분 미국 기업들인 IT 공룡들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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