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중국 방문 北노동당 대표단 '경제 배우기' 행보

IT공룡 알리바바 소재지 항저우 방문…마윈 면담 가능성도

베이징→시안→상하이→저장성 등 경제시찰

북중간 잇단 고위급 관료 상호방문…밀월관계 과시하나

지난 21일 오후 저장성을 방문한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왼쪽)이 처쥔 중국 저장성 당서기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저상잡지]

중국을 일주일 넘게 방문 중인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이 지난 21일엔 저장(浙江)성을 방문해 중국 '경제 배우기' 행보를 이어갔다.

22일 인민망에 따르면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참관단이 전날 왕야쥔(王亞軍)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과 함께 저장성을 방문해 처쥔(車俊) 저장성 당서기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처쥔 당서기는 물론 위안자쥔(袁家軍) 당 부서기 겸 저장성 성장을 비롯한 성 주요 지도부가 참석해 북한 노동당 참관단을 극진히 예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처 서기는 "저장성이 중국 공산당 혁명의 시발점이자 중국 개혁개방의 선행지인데다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중요 발원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형세 아래서 중국과 북한 양당 최고 지도자가 이룬 중요한 합의를 실천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해 북·중 양국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도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의 노하우를 학습하고 참고해 북한 노동당이 경제발전이라는 새로운 전략노선에 더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저장성 성도(省都)인 항저우(杭州)에 중국 최대 정보기술(IT)기업인 알리바바가 있어 IT 발전에 관심이 많은 북한 참관단이 알리바바 견학과 더불어 마윈(馬雲) 회장도 만났을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북한 전국 도·시 당위원장으로 꾸려진 친선참관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중 직후인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北京), 시안(西安), 상하이(上海) 등의 주요 산업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도지사, 광역시장이 한꺼번에 해외방문에 나선 셈이다. 중국 경제 건설과 개혁·개방 경험을 학습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들은 베이징에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 베이징 농업과학원 소속 작물과학연구소, 베이징 기초시설투자유한공사 등을 둘러보며 IT 등 과학기술, 농업, 인프라 방면에서 중국과의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17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고향인 산시(陝西)성 시안을 찾아 후허핑(胡和平) 산시성 당서기 등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면담하는 등 양국 간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어 19일엔 중국 경제수도이자 글로벌 도시인 상하이를 방문해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 등 고위급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앞서 2010년에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한지 두 달만인 그해 10월 노동당 친선 참관단이 중국을 방문해 7박 8일간 상하이, 베이징, 창춘(長春), 하얼빈(哈爾賓) 등의 공업 및 농업 시설을 시찰한 것을 연상케 한다. 

최근 북·중 사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각각 베이징과 다롄(大連)에서 두 차례 회동한 것을 전후로 상호 고위급 관료 방문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달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북한을 방문한데 이어 이달 초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했다. 지난 11일엔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참관단을 이끌고 북한 측 압록강변과 신의주시를 둘러보면서 양국 지방 및 민간 교류를 강화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북·중 관계가 밀월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