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외친 공정위 입장이 바뀌고 있다...‘개혁→자발적 개선→시장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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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5-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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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임시 주주총회 취소에 공정위측 시장결정 존중

  • 김상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긍정반응·엘리엇에도 강력 응수하며 현대차에 힘 실어

  • 현대차 주종 취소 배경에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 예측돼...공정위 역시 당혹

  •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오히려 외국계 투기자본이 활개치는 계기를 만들어줘 지적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은 시장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 철회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답변이다. 당초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에 공정위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힘을 보탰지만, 결국 시장결정이 우선이라며 고개를 떨군 셈이다.

재벌개혁을 외쳐온 공정위의 ‘스탠스(입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재계의 귀띔이 현실이 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9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그로비스의 ‘분할·합병’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헤지펀드 엘리엇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사인 ISS,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이 그룹지배 구조 개편안에 대한 ‘반대’표 행사를 권고함에 따라 기존 구조개편안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반대’ 권고에 따른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확신을 갖지 못한 점도 임시주주총회 취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의 지분 9.8%를 소유한 2대 주주다.

이렇다 보니 당초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힘을 보탠 공정위의 표정 관리가 어렵게 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이 오너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통해 4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필요한 타이밍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이 발목을 잡히자 공정위는 이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미뤘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 기업과 주주가 소통해 시장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재계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선 과정에 대해 공정위의 예측이 빗겨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3월말까지 주총 시즌에 들어간 대기업집단에 대해 자발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임시주총 취소에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특히 정부가 긍정적으로 판단한 지배구조개편안에 대해 국민연금이 영향을 미치다보니, 정부내 정책판단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이, 오히려 외국계 투기자본이 활개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재계 관계자는 “개혁을 외쳤던 공정위가 자발적인 개선을 요구할 때까지만 해도 무게감을 느꼈지만, 현대차그룹 사례로 칼끝이 무뎌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결국 시장의 결정에 따른다는 점을, 공정위 스스로도 인정하는 만큼 향후 재벌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얼마나 날카로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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