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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회-허만정'에서 '구본무-허창수'까지… 3대 걸친 인연 '아름다운 마무리'

최윤신 기자입력 : 2018-05-20 13:46수정 : 2018-05-20 16:42
서로간 예우에 배려 지속… 재계 "유례없는 성공 동업 스토리"

1995년 10월 구본무 회장(왼쪽 두번째)과 허창수 당시 LG전선 회장(왼쪽 세번째)이 LG전자 평택공장을 찾아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20일 타계한 고 구본무 LG 회장은 2005년, LG그룹의 뿌리인 허씨 집안과의 계열분리를 일체의 잡음없이 단행하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57년 세월 3대에 걸친 세기의 동업을 마무리지은 것이다.

창업 1세대인 고 구인회 창업주와 고 허만정 창업주에서 시작해 2세대인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구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에 이르러 마침표를 찍기까지, 3대에 걸쳐 유지돼온 양가 간 화합‧신뢰 그리고 이별의 관계는 재계에 유례없는 ‘아름다운 이별’로 일컬어진다.

◆포목점 주인이 만석꾼을 만나다

구 회장의 할아버지인 구 창업주는 1931년 포목을 취급하는 구인회 상점을 운영했다. 그러다 해방 이후 허 창업주를 만났다.

구 창업주 장인의 6촌이자 성공한 만석꾼이었던 허 창업주가 구 창업주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아들(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을 맡겨,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1947년 LG그룹의 모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창립했다. 이후 구 창업주는 허 명예회장에게 영업담당 이사를 맡기고 그의 형제들도 경영에 합류시켰다.

구 창업주의 장남은 구(자경) 명예회장으로,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가업에 참여하라는 부친의 뜻에 따라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구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면서 1970년 럭키금성그룹(당시 사명) 회장을 맡았다.

◆아름다운 이별

이후 두 집안의 동업은 2대인 '구자경-허준구'로 이어진 뒤 3대인 '구본무-허창수'로 이어졌다. 하지만 구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한 이후 두 집안 동업은 몇 차례 계열분리 이후 마침표를 찍었다.

50세가 되던 1995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구 회장은 외자유치와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구조개선에 이어 단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졌다. 이후 LG는 199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1999년 구 창업주 첫째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이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켜, LIG그룹이 만들어졌고 2003년에는 구창업주의 또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가 계열 분리로 LS그룹을 세웠다. 2005년엔 GS그룹이 LG그룹에서 법적으로 계열 분리됨으로써 두 집안의 동업도 결국 끝을 맺었다.

계열분리 전까지 구 회장은 중요사항을 항상 허 회장과 자리를 같이해 보고받는 등 동업자로서 허 회장을 예우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다. 허 회장도 구 회장이 참석하는 그룹행사는 물론 국내외 산업현장 방문 시 항상 한 발짝 뒤에서 동행하며 구 회장을 돋보이게 하는 배려심을 잊지 않았다.

구 회장은 GS그룹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LG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일등 기업을 향한 좋은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국내 경영학계에서는 두 가문의 60년 가까운 성공적 동업관계를 한국기업사에서는 보기 드문 성공한 동업스토리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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