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예고’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거부 경찰들 조명, 마카롱 사건도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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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5-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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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 맞대응 했다면 목포 시민들 엄청나게 죽었지”

[사진=SBS 제공]

18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선 지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유혈진압을 거부한 경찰들을 조명한다.

한 평범한 가정의 딸로 자라온 이향진씨(61). 그녀에게 돌아가신 아버지는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다. 38년 전, 학업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 거주했던 이향진씨 5남매에게 어느 날 갑작스러운 비보가 날아들었다. 목포에서 일하고 계셨던 향진씨의 아버지가 긴급체포돼 서울로 올라오셨다는 것이다.

그녀는 체포된 아버지의 속옷을 들고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기다리며 온갖 상상으로 마음을 졸여야했다. 그러나 구금된 지 90일이 지나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그저 당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말씀 외에는, 아무런 얘기도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그녀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향진씨는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케이스다 하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들이 났기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가 컸죠”라고 말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목포경찰서장이었던 故 이준규씨, 그가 바로 이향진씨의 아버지이다. 이준규 서장은 90일간의 억류에서 풀려나자마자 ‘시위를 통제하지 못했고 자위권 행사를 소홀히 한 경찰’이라는 오명을 쓰고 파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5년 뒤 구금시 받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경찰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5·18 민주화운동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해자 가족이라는 오해를 받을까봐 세상에 변명 한번 해보지 못하고 아버지의 일을 가슴에 묻었다는 이향진씨 가족. 그런데 최근 전남경찰청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조사 팀으로부터 뜻밖의 발표를 들었다. 당시 신군부가 계엄군의 폭력진압을 호도하기 위해 故 이준규 서장 등 일부 경찰을 희생양 삼아 파면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준규 서장이 맞닥뜨렸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는 왜 이토록 오랜 시간 불명예를 떠안아야만 했을까?

1980년 당시 광주 경찰의 총책임자였던 전남도경의 故 안병하 경찰국장. 그의 유가족들 역시 목포경찰서의 이준규 전 서장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안병하 전 국장 아내 전임순씨는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거기서(보안사에서) 나오자마자 그 목포 서장 걱정을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1980년 광주에서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항의시위가 거세지자 신군부의 계엄군은 경찰에게 총기를 사용해 시위를 진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안병하 국장은 이에 불복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목포경찰을 포함한 전남지역경찰에 총기를 군부대에 반납할 것을 명했다고 한다.

당시 목포경찰서의 이준규 서장도 시민들에게 사상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배에 총기를 실은 채 목포를 떠나 가장 가까운 섬인 고하도로 향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목포와 고하도 현지 취재를 통해 당시 이준규 서장의 행적에 대한 증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목포경찰서 관할파출소 근무자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은 그분이 참 조치를 잘했다. 만약에 그것을 경찰관들한테 지급해가지고 서로 맞대응을 했다면 목포 시민들 엄청나게 죽었지”라고 말했다.

이준규 전 서장과 함께 일했던 이들은 오직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쓴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준규 전 서장의 업적은 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겨져야 했을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당시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하다 고초를 겪은 이준규 전 목포경찰서장의 사연을 취재했다.

한편 이날 궁금한 이야기 Y에선 마카롱 10개 사건도 추적한다. 주택가 골목 안에 있었지만 문전성시를 이루었다던 미영씨(가명)의 마카롱 가게. 오픈하기가 무섭게 마카롱이 전부 팔릴 만큼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던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말이다.

4월 13일, 인터넷 포털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미영씨 가게에 다녀간 한 손님이 자신이 마카롱을 10개 먹었다는 이유로 사장인 미영씨로부터 조롱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글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온라인상에 퍼졌고 ‘손님을 저격하는 가게’라는 수많은 악플과 비난이 미영씨와 마카롱 가게로 쏟아졌다고 했다. 이 일로 미영씨는 가게 운영까지 잠시 중단하며 절망에 빠졌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 협박 문자와 전화 속에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미영씨. 그러나 자신은 그 손님이 마카롱을 몇 개 먹었는지 본 적도 없으며 특정 누군가를 지칭해 글을 올린 적은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대체 그날의 진실은 무엇인 걸까?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마카롱 가게를 고소한 ‘손님’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자신은 그저 마카롱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정민(가명)씨. 그녀는 여느 때처럼 마카롱 맛집을 찾던 중 미영씨 가게에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신이 마카롱을 먹고 온 다음 날, 문제의 ‘마카롱 10개’에 대한 글을 봤고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 정민씨의 주장.

처음엔 사과를 받는 정도로 끝내고 싶었지만 이후에 자신이 마카롱을 먹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수많은 외모 비하 악플에 시달리게 되자 고소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카롱 가게 주인 미영씨는 어느 손님이 몇 개를 먹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해명하기 위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당시 미영씨는 카운터와 주방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느라 정민 씨가 몇 개의 마카롱을 먹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사과를 하고 풀고 싶었는데, 지금은 자신과 자신의 가게가 너무 큰 피해를 입었다며 맞고소를 한 상황이다.

맛있는 마카롱을 만드는 걸 보람으로 알았던 주인과 그 마카롱을 너무 좋아했을 뿐인 손님 간에 벌어진 달콤살벌한 전쟁.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그들의 이 싸움을 멈출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선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마카롱 10개 사건’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의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18일 오후 8시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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