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경제정책 불안감에 이탈리아 자산시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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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5-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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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국정 프로그램 초안 '급진적'

  • 16일 이탈리아 증시 2.3% 급락..채권 수익률 껑충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 대표. [사진=AP/연합]


이탈리아에서 유럽 첫 포퓰리즘 정부의 탄생이 임박한 가운데 이들이 추진할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가 16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날 이탈리아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FTSE MIB는 2.3% 급락했다. 특히 대형 은행주들이 4~5% 낙폭을 보이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도 매물이 쏟아지면서 수익률이 하루에만 17bp 올라 2.12%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비해 150bp 높은 것이다. 1월 이후 두 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집계했다.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는 16일 트위터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2주 사이에 40bp나 올랐다. 차트가 매우 매우 비관적이다.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금융시장은 3월 초 총선 후 두 달 넘게 무정부 상태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13일 기득권 타파를 내세운 신생정당 오성운동(Five Star Movement)과 반난민·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정당 동맹(League)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15일 밤 허핑턴포스트가 공개한 양당의 국정 프로그램 초안은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39쪽 분량의 이 문서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이탈리아 부채 2500억 유로(약 319조원)어치 탕감을 요구하고 EU 예산에서 이탈리아 분담금을 재협상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유로존 회원국들의 유로존 탈퇴를 허용하는 절차를 만들자는 제안도 들어 있었다.

앞으로 출범할 연정의 국정 방향이 예상보다 훨씬 급진적이라는 평가 속에서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급부상했다. 이 영향에 유로 가치는 16일 1.1801달러로 0.3% 하락했다.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라고 로이터는 집계했다.

다만 양당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과거 버전으로, 상당한 수정을 거쳤으며 유로존 탈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유로존 3대 경제국인 이탈리아에서 포퓰리즘 정부가 추진할 경제 정책이 가져올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세금 인하, 지출 확대, 경제 개혁 반대는 이탈리아의 부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SYZ 자산운용의 파브리지오 쿠이리게티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GDP의 130%에 이르는 공공 부채를 가진 이탈리아는 경제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앞으로 직면할 리스크에 비하면 무척 작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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