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병해충 민원 단번에 해결…경기농기원 ‘사이버식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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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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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관측 데이터 등 분석해 6작목-15종 병해충 발생 예측

  • 지역 한계 허문 ‘사이버식물병원’…7년새 진단실적 15배 늘어

지자체 최초로 농업기상관측과 병해충 예측 시스템을 구축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현장에 가지 않아도 병해충 진단이 가능한 사이버식물병원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 농가 민원 해결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지자체 최초 농업기상관측시스템 구축···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 선두로 우뚝

지자체 최초로 농업기상관측시스템을 구축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인터넷을 통해 농업기상과 주요 병해충 발생을 예측한다.

농업에 꼭 필요한 △기온 △지온 △상대습도 △습윤시간 △강우량 △일사량 △일조시간 △풍향 △풍속을 실시간으로 관측, 시간‧일별로 데이터를 저장한다.

단순히 기상관측만 하는 게 아니다. 이들 데이터를 가공, 벼 도열병이나 고추 탄저병 같은 6개 작목 15종의 주요 병해충 발생을 7일간 예측한다. 또 방제 스케줄과 동상해 예보를 전자지도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농업기상과 병해충 예측 시스템은 새로운 병해충 방제방법이다. 경기농기원 관계자는 “관행 기간방제, 사후방제를 탈피해 날씨변화에 따라 사전에 방제계획을 세워 적기·최소 방제를 통한 방제비용 감소 및 농산물 안정 생산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농가에서도 이런 정보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농업기상과 병해충발생예측정보시스템 방문자는 지금까지 390만명에 달한다.

1994년 1개소 관측을 시작했고, 2003년부터 경기도 주요 농업기술센터 예찰답과 과수원 34개소에 자동기상관측기를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

경기농기원 관계자는 “현장에서 눈으로 보면서 예찰하고 방제계획을 세우는 시대는 끝났다”며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IT 소재를 이용, 농업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7년 만에 진단 실적 1455% 폭증··· 집에서 사이버식물병원 찾는 농가

사이버식물병원도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이버식물병원은 농가가 해당 홈페이지에 병해충 증상을 사진으로 올리면, 실시간으로 답변을 달아주는 시스템이다.

병해충 문제나 생리장해 문제가 생길 경우, 농가는 시료를 들고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든다. 사이버식물병원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농가의 사이버식물병원 활용도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0년에 120건에서 2013년 404건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1866건의 의뢰를 해결했다. 7년 만에 진단 실적이 1455%가량 증가한 셈이다.

농업인뿐 아니라 도시텃밭이나 가정원예 식물을 가꾸는 이들도 질문이 많다. 사이버식물병원에 의뢰하는 민원인의 40%는 도시민이다. 지역적 한계가 없어 경기도뿐 아니라, 부산이나 제주에서도 끊임없이 의뢰가 올라온다.

특히 현장에 가서 확인해야 가능했던 병해충도 발견된다. △유럽고추나방 △호야 바이러스병 △장미 세균성시들음병은 지난해 농업인이 의뢰해 새로 찾은 문제 병해충이다.

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 농가소득 보전과 방문비용 절감으로 매년 1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적 한계가 없고, 농가의 소득증대‧비용절감에 기여할 뿐 아니라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도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사이버식물병원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진단을 받고 능동적인 병해충 대처가 가능하고, 새로운 병해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방법 전파가 가능하다.

새로 발견된 병해충이나 문제가 되는 병해충은 정기 간행물을 통해 시·군농업기술센터와 농업인에게 배부된다.

경기농기원 관계자는 “병해충 진단 및 방제 시스템 구축의 메카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현재 개개 농장의 병해충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마트팜 농장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기후에 돌발성 출현··· 중요성 높아지는 병해충 예측

최근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등으로 재배 적지가 변하고 있다. 그만큼 재배농가는 경험해보지 못한 병해충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예측과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산업화가 지속돼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는 0.74℃, 우리나라는 1.7℃가 상승했다. 작목도 다양화되고, 재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돌발 병해충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교역이 증가, 외래병해충 유입도 증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병해충 발생 변화 △돌발성 출현 △발생 시기 이동 등 병해충 대응에 어려움이 크다. 병해충에 대한 사전 예측과 신속한 진단,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초보 농부’가 증가한다는 점도 병해충 대응의 필요성을 높인다. 베이비부머의 산업전선 후퇴와 경제 다양화로 귀촌‧귀농하는 도시민이 증가하는 추세다. 여가 활용을 위해 도시근교 텃밭과 가정원예도 늘고 있다.

경기농기원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농업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시작, 방제시기를 놓쳐 병해충 피해를 크게 보는 경우가 있다”며 “병해충 진단‧방제 정보가 부족해 신속한 대처가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종류의 병해충 사전 발생 예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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