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유혈사태 둘러싼 갈등 주변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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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5-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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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타이어를 태우면서 항의하고 있다. 하루 전에는 팔레스타인의 대규모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이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대 약 60명이 사망하고 2700여 명이 다쳤다. [사진=AP/연합]


미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야기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주변 관련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과 터키는 팔레스타인 시위대 사망 문제를 두고 격렬한 설전과 함께 외교관 추방을 주고 받으면서 갈등하고 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14일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이스라엘은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하면서 무력진압에 나섰다. 그 결과 팔레스타인인 61명이 숨지고 2700여 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8명 포함됐다.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무력 진압을 강력히 비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손에 팔레스타인의 피를 묻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에르도안은 하마스 최대 옹호자 중 하나로서 (하마스의) 테러와 학살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응수했다.

터키 외교부는 터키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임시 추방했고, 이스라엘 역시 예루살렘 주재 영사를 불러 귀국을 요구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리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15일에는 가자지구 유혈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렸다. 국제사회는 우려와 분노를 나타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무력진압을 옹호하면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BBC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유엔 긴급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의 지나친 시위 진압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회원국들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무력 행사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국경을 지킬 권리를 인정하지만 합법적인 안보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시위에 합당한 대응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의 진압 행위를 옹호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대사관의 위치는 이스라엘 주권의 영역과는 관계가 없으며 어떤 식으로도 평화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사관을 옮기기 전부터 하마스(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폭력을 사용했다”면서 충돌의 원인을 하마스에 돌렸다.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가 보복을 다짐했다. CNN에 따르면 칼릴 알 하야 하마스 고위 간부는 14일 "미국 행정부는 부당한 (대사관 이전) 결정의 여파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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