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정책 '밀월기' 맞은 홍콩 증시..의료·과기·소비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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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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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놓치고 달라진 홍콩 증시, 파격 정책에 '샤오미' 등 유니콘 발길

  • 후강퉁·선강퉁 쿼터, QDII 확대 등으로 '중국 자본' 몰려온다

[홍콩증권거래소]



이달 초 '대륙의 기적' 샤오미가 홍콩증권거래소에 정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해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이자 스마트홈 시장을 노리는 샤오미는 중국의 대형 '유니콘'으로 미국이 아닌 홍콩을 선택했다는 점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장하면 기업가치 1000억 달러 육박이 예상되는 '대어'를 홍콩 증시가 품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알리바바'를 놓친 쓰라린 과거와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과감한 개혁과 개방이 있다.

홍콩 증시의 유니콘 모시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규정이 시행된 후 샤오미 뿐 아니라 거리바이오(歌禮生物), 커페이(科培)교육, 청다(成大)바이오 등 스타트업이 홍콩 증시 상장을 신청했다. 이 외에 알리바바의 금융 전담사이자 중국 최대 유니콘인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는 물론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 뉴스 애플리케이션(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등 조건에 부합하는 미상장 대형 스타트업이 상당수다.

홍콩이 이들 유니콘을 유치할 경우 증시도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중국 금융전문매체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세계적인 유니콘을 대거 흡수하겠다는 야심을 보인 홍콩 증시가 정책 '밀월기'를 제대로 맞았다"고 현재의 상황을 표현했다.

△ 차등의결권 허용, 과감하게 문턱 낮춘 홍콩

샤오미가 홍콩을 선택한 배경에는 차등의결권 허용 등 과감하게 낮춘 문턱이 꼽힌다. 차등의결권은 기업 경영진이 실제 보유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기업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았던 홍콩은 알리바바를 놓친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무려 25년 만에 상장제도를 수정했다.

지난달 30일 홍콩거래소는 차등의결권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신흥 및 혁신산업 기업 상장제도 의견 총안'을 새롭게 내놓고 정식 발효를 선언했다.

해당 총안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 바이오기업, '차등의결권' 요구 기업은 물론 다른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 중국주식예탁증서(CDR) 발행 등을 통해 홍콩 증시에 안착할 수 있다. 기업 추정가치가 최소 400억 홍콩 달러 이상이면 상장이 가능하며 400억 홍콩달러 미만일 경우에도 회계연도 매출이 10억 홍콩달러 이상이면 IPO를 할 수 있다.

샤오미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홍콩 당국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첫 주자가 될 예정이다. 시장은 내달 샤오미의 상장을 점치고 있다.

유니콘의 홍콩 방문은 시작이라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궈청둥(郭成東) 완자(萬家)펀드 해외투자부 총감은 "홍콩거래소의 과감한 제도 개혁은 전도유망한 하이테크 기업의 눈길을 끌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홍콩 증시를 택하고 수많은 투자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홍콩 증시에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규정이 홍콩 증시 생태계에 새로운 피를 주입해 완전히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과학기술, 바이오·제약 등 분야의 신진세력 유입과 이들의 가능성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궈 총감은 "2016년 이후 최근까지 중국 A주에 상장한 의약업체는 60여 곳에 달하며 본토 증시가 여전히 우선 선택지지만 홍콩이 변하면서 상황도 달라졌다"면서 "많은 의약업체가 홍콩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 자본이 간다....홍콩 증시, 중·장기 기회를 노려라


 

최근 1년여간 홍콩 항셍지수 추이[사진=바이두구스퉁]



지난해 고공행진했던 홍콩 증시가 올 들어 대외적 악재에 흔들리고 종목별 양극화 경향을 보이면서 투자자도 접근에 한층 신중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홍콩 증시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예상이다. 경기 안정에 따른 상장사 실적 개선, 앞서 언급한 정책 '밀월기'가 가져온 기회와 자금유입 증가 등이 이유다.

창야챠오(常亞橋) 화샤(華夏)신시대 펀드 매니저는 "현재 홍콩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호시절을 맞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급등한 홍콩 증시가 최근에 조정을 겪으며 저평가된 상태로 상장사 실적 개선 흐름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상장사 실적 그래프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45개의 항셍지수 주요 종목의 순이익이 2016년 대비 평균 19.96%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5년래 최대 증가폭이다. 

투자처를 찾는 중국 자본도 홍콩 증시로 밀려올 전망이다.

중국 증권 당국이 지난 1일부터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선강퉁의 쿼터를 4배로 확대했다. 지난달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를 늘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창 매니저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홍콩 증시에 연평균 2000억~3000억 위안의 본토 투자금이 유입된다"며 "특히 의료, 과학기술, 소비 분야의 대형·우량·성장주에 돈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분야는 홍콩 증시 개혁의 정책적 수혜는 물론 첨단기술 강국 도약에 속도를 올리는 중국 경제 발전 '보너스'를 제대로 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궈 총감은 "홍콩 증시가 불마켓의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2분기에 시장 불확실성과 리스크 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지만 3, 4분기에도 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심지어 이러한 추세가 2~3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낙관하고 성장형 '대어'의 등장을 주목해 이 속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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