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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데이트 폭력은 '데이트'가 아닌 '폭력'이다

김충범 기자입력 : 2018-05-14 15:01수정 : 2018-05-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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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이달 초 광주광역시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얼굴을 비롯해 온 몸에 피멍이 든 본인 사진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요구했다가, 오히려 격분한 남자친구에게 무려 1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항공대학교 항공운항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21초 분량의 남녀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됐다. 논란을 일으킨 남학생은 절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동영상 속 여성은 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데이트 폭력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앞선 두 사례처럼 최근 잔혹한 행태의 '데이트 폭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데이트 폭력이란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 상해, 협박 등을 뜻한다. 언어폭력, 폭력적 행위 암시, 정신적인 압박을 가하는 행동들도 모두 포함된다.

데이트 폭력은 연인 간에 벌어진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적극적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4대 폭력'으로 불리는 가정 폭력과 유사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구속력이 강한 부모·자식·배우자 등이 아닌 애인이라는 이유로 가정 폭력에 비해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 "네가 좋아서 참고 만난 것 아니냐", "진작 헤어졌어야 한다" 등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발언들이 종종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해자의 폭력 합리화와 이를 묵인하는 피해자의 태도도 데이트 폭력을 키우는 요소다. 데이트 폭력을 저지른 후 "사랑해서 그랬다", "화나서 그랬다", "이번만 참아달라" 등의 말은 가해자의 단골 레퍼토리다.

이에 일부 피해자는 상대와의 관계가 너무 진전돼 폭력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애정의 표현이겠지", "다음에는 안 그러겠지"라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같은 경우 오히려 가해자의 폭력 성향만 더욱 키우곤 한다.

이렇듯 데이트 폭력은 개인 간에 발생하는 문제지만, 피해자 개인 차원의 해결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폭력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의 가해행위에 제동을 가할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바뀔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데이트 폭력을 연인 간의 사랑이나 치정 싸움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데이트'가 아닌 '폭력'이다. 그것도 가정 폭력, 학교 폭력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는 폭력이다. 사랑이 모자란 연인 사이에 '사랑'을 가장한 죄질 나쁜 폭력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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