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비정규직 노조와 대치로 '경영 정상화 간담회'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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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입력 2018-05-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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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간담회가 예정됐던 한국GM 부평 본사 간담회장.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기습적으로 행사장에 들어와 사측과 대치하면서 간담회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한국GM이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대치하며 '경영 정상화 간담회'조차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14일 한국GM은 오전 10시 부평 본사에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비정규직 노조가 행사장에 들어와 사측과 맞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날 간담회가 열리는 한국GM 부평 본사 홍보관 대강당 앞에는 이미 약 20여명의 비정규직 노조가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는 한국GM 경영정상화는 기만"이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내 행사 시작을 20여분 앞둔 오전 9시 40분경 비정규직 노조는 기습적으로 행사장에 들어와 한쪽 벽면에 섰다.

황호인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한국GM이 진정으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이 자리에 안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정상화에 대한 방안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없기 때문에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같은 공장에서 불법적으로 일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대책이 함축돼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행사 시작인 10시가 지나도 끝내 한국GM 임직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데일 설리번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 황지나 홍보부문 부사장, 최종 한국GM 대외정책부문 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이 없는 한국GM 경영 정상화는 기만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만약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비정규직 직원들은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군산 공장 폐쇄 결정 이후 300여명이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당해야 했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정규직 노조와는 다른 처우다. 현재 남은 한국GM 비정규직 직원은 부평과 창원을 포함해 2000여명정도다.

비정규직 노조에 따르면 GM이 인천과 창원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신청서에는 한국GM 직원을 1만1000명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 나와있다.

황호인 지회장은 "해당 방침은 추가로 2000명이 공장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대한 어떠한 대응책도 없다"면서 "군산 공장 폐쇄 결정 당시에도 인천 지방법원은 한국GM 공장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내린 상황이었으나 사측은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GM이 경영 정상화를 하려면 십수 년간 비정규직을 불법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방안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면서 "그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구조조정을 통해 불법적인 요소를 없애버리려고 하는데 이것은 완전한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노조가 기자 간담회에 배석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한국GM 경영정상화 간담회는 무한 연기됐다.

한국GM 측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으나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금일 기자회견을 미루기로 했다"면서 "장소와 시간을 협의해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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