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오늘의 추천 뮤직
검색
5개국어 서비스
실시간속보

[윤창규 칼럼] 의로운 선비 -매헌(梅軒) 윤봉길

윤창규 동아시아센터 회장입력 : 2018-05-15 10:37수정 : 2018-05-15 11:14

윤창규 동아시아센터 회장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봄의 시작과 함께 겨울의 끝을 알리는 매화를 극진히 아껴 왔다. 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밝은 꽃과 깊은 향기는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의로운 선비의 표상으로 사대부(士大夫)들의 고매한 품격의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조와 절개 그리고 충성을 상징하는 매화나무는 혹한에도,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기에 고난과 시련의 시기에 매화를 떠올림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자신의 절개를 끝까지 지킨 조선시대의 대표적 선비로서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우러름을 받고 있는 사육신 성삼문(成三問·1418-1456)의 아호가 매죽헌(梅竹軒)임을 알면 그 뜻이 더욱 분명하다. 매죽헌의 곧고 맑은 지조야말로 조선 선비들의 의리 정신을 보여주는 거울이 아닐 수 없다.

성삼문은 200년이 지난 뒤인 숙종 때가 되어서야 역모의 혐의가 풀렸다. 조선이 선비의 나라임은 훗날에 가서라도 삭탈된 관직을 반드시 회복시켜 주고 그에게 이조판서의 관직으로 추증하고 충문공(忠文公)의 시호가 주어진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는 성리학에서 줄곧 주장하는 의리의 당연한 모습이다.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는 어려서부터 충남 홍성이 고향인 어머니 김원상(金元祥)에게서 동향인 매죽헌 성삼문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다 . 또한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던 시절의 스승 매곡(梅谷) 성주록 선생에게서 받은 아호가 매헌(梅軒)이다. 윤봉길 의사의 애국충절의 정신은 매죽헌 성삼문으로부터 내려온, 우리 민족에 내재된 충의정신의 모습이라 하겠다.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아Q정전'의 작가 루쉰(魯迅·1881-1936) 역시 죽고 나서야 문단의 중심으로 뚜렷한 인식을 남겼다. 중국문학의 아버지로 손꼽히는 루쉰이지만, 문학 자체만이 아니라 정치적 고려도 없지 않았다. 즉, 공산주의 정권의 ‘루쉰 찬양’에서 비롯된 과대포장과 확대해석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단지 위대한 문학인일 뿐 아니라 또한 위대한 사상가이자 혁명가였다”는 마오쩌둥의 발언은 당시 루쉰에 대한 중국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반공을 국시로 삼은 대만에서는 루쉰을 좌익 작가로 간주한 나머지 1980년대까지 그의 작품을 금서로 취급했다 한다.

 

지난 4월 29일은 매헌 윤봉길 의사의 상해 훙커우(虹口) 의거 86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하루 앞당겨 28일 거행된 중국 상해의 기념식은, 훙커우공원에서 루쉰공원으로 개명(改名)된 루쉰공원 매헌(梅軒)정자 앞에서 열렸다. 한국과 중국의 공동행사라 불리기에는 초라하고 변변치 못한 감이 있어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상해사변이라는 역사적 대사건의 공분(公憤)을 한숨에 떨치고, 상해임시정부의 위상을 오늘에 있게 하고 한국인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고하여 한국인으로서의 위력을 보여준 윤봉길 의사에 대한 중국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심히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다. 또 우리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워준 의사에 대한 민망함을 금할 수 없었다.

마침 내년은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서울시와 정부에서 대대적인 행사 준비를 한다고 한다 . 이에 본 소고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 서울 ‘양재시민의 숲’에 ‘매헌기념관’이 있다.

이에 중국도 ‘훙커우공원’을 ‘루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과 같이 우리도 그 이름을 ‘양재시민의 숲’에서 ‘윤봉길공원’으로 개명할 것을 서울시에 제안한다 . 또한 현지 상해총영사의 다짐과 같이 상해 ‘루쉰공원’의 거사 장소에 ‘매헌윤봉길의사동상’의 건립을 촉구한다. 이는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의 역사 교육 현장으로서의 의미와 한국과 중국의 우의의 진작을 위해서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아시아센터 회장 윤 창 규

네티즌 의견

0개의 의견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0자 / 300자
뉴스스탠드에서 아주경제를 만나보세요
아주경제 기사제보 -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