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서 "태도 이상" 지적 받고도 입사한 신한금융 임원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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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5-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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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금융 채용비리 총 22건…신한금융 임원 자녀만 13명

  • 조직적으로 자료 폐기한 의혹도 받아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금감원은 신한금융이 자사 임직원 자녀들에게 조직적으로 입사 특혜를 준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은 많았다. 특히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밝혀낸 신한금융 채용비리 총 22건 중 13명은 신한금융 임원의 자녀들이었다.

11일 금감원의 신한금융 채용비리 검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면접에서 '태도'와 '발표력'을 지적받은 신한금융 임원의 자녀를 최종 합격시켰다.

이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1114명 중 663등으로 합격순위(128명)에 한참 못 미쳤지만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 더군다나 총 6명으로 이뤄진 임원면접에서도 면접위원 2명이 '태도가 좀 이상함, 발표력 어수선'이라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카드에서는 해당 지원자가 토익, 일본어, 중국어 3개 국어의 실력이 능통한 점을 들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재라고 진술했다"며 "(해당 지원자를 채용비리로 볼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명확한 것은 663등을 128등으로 올렸고, 면접에서도 (문제가 있었으나) 최종합격한 점에 비춰 포함 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의문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류전형에서 외국어가 매우 능통하든가 창업 경험 등 주목할 만한 이력이 있으면 커트라인에 못 미치더라도 합격시키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다"면서도 "면접에서 태도 불량을 지적 받았는데 최종합격한 것은 미심쩍다"고 의문을 표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가 학점이 낮아 서류심사 대상 선정 기준에 미달하고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는데도 해당 전형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 지원자들 역시 최종 합격했다.

신한생명도 마찬가지다.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에 대한 서류심사에서 전공점수를 배점(8점 만점)보다 높은 점수(10점)를 부여해 서류전형을 통과시켰고 최종합격했다.

앞서 금감원의 시중은행 채용비리 검사에서도 임원의 조카나 지인을 특혜 채용한 정황이 나타나긴 했으나 신한금융처럼 임원진 자녀들이 줄줄이 채용비리에 엮여 나온 것은 처음이다.

더군다나 신한금융은 채용비리 사실을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자료를 파기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금감원이 올해 초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검사를 나갔을 때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임원 연루 채용비리를 숨기기 위해 PC를 파기했다라는 식의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금감원도 이날 브리핑에서 자료 불충분으로 인해 검사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6년 이전 자료가 다 폐기된 상황이었다. 2017년 자료만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료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며 "1만개 이상의 파일을 보고 찾아낸 게 엑셀 하나일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어 "발견 자료들이 조각난 자료들이어서 전체적인 윤곽을 보기에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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