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등 배터리 중국 사업 '기지개'... 사드 폭풍 지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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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5-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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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 3사의 중국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중 관계 회복에 따라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인해 현지에 내려졌던 ‘배터리 금한령’의 해제가 점쳐지면서 업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 등의 현지 공장도 더욱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 등에서 전기차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 일부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정부에 다시 보조금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업계의 평가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쓰는 완성차업체들은 중국의 자국 배터리업체 보호정책과 사드 보복이 맞물리면서 2016년 하반기 이후 현지 ‘보조금 대상업체’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번번이 떨어졌다. 이에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업체들은 현지 물량에 대해 국내 배터리업체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당시 삼성SDI(시안)와 LG화학(난징) 등의 현지 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사태에 들어갔으며, SK이노베이션은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삼성SDI와 LG화학은 현지 물량을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판로로 돌리면서 시안과 난징 공장의 가동률이 사드 사태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당국의 ‘몽니’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현지 배터리업체의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세계 선두를 다투는 국내 배터리업체의 제재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자 완성차업체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 정책을 대폭 수정한 점도 최근 업계의 변화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향후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300㎞ 이상인 차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늘리지만 그 이하인 차종은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줄인다. 다시 말해 품질 좋은 배터리를 사용해야 보조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2020년 이후에는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예정이다. 중국 내에서 규모와 기술 갖춘 전기차 배터리업체는 한정돼있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하는 LG화학이나 삼성SDI 등을 찾는 완성차업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보조금 정책의 폐지를 대비해 국내 업체의 제품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삼성SDI는 이달 초 열린 2018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중 간의 경색됐던 관계가 개선되고 있어 전기차 분야의 협업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사업을 진행하는 중국 업체들의 제품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양국의 정치권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건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대상업체 등록을 담당하는 먀오웨이 중국 공신부장이 이달 중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먀오웨이 부장은 방한 중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백 산업부 장관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업체들의 애로를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는 더욱 바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과 유럽 등 새로운 거래처의 물량에다 중국 현지에서 추가되는 부분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사드 여파로 인해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거래처의 다변화를 꾀해 중국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변화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팩을 만드는 합작사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도 최근 최태원 SK회장의 방문한 직후 재가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사드 여파로 인해 지난해 초부터 멈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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