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뺏길라'…2라운드 돌입한 '로스쿨 vs 변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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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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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사 일주일전 변협 협회장 축사 일방적 통보

  • 변협 "전례없이 무례한 일"…법전협 "당연한 결과"

  • 심포지엄·기념식 등 행사 건건마다 충돌…원인은 '기득권 갈등'

[아주경제 DB]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정원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회(법전협)가 법전협 창립 기념식 10주년을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지난달 변협이 주최한 행사에서 토론 주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지 약 한 달 만이다. 로스쿨 도입을 둘러싼 양측의 ‘밥그릇 챙기기’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전협은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일주일 앞두고 김현 대한변협 회장의 축사 요청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행사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축사 요청을 취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변협 관계자는 "로스쿨 통폐합을 주장하는 변협이 로스쿨 행사의 축사를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법전협 내부의 의견과 특히 지방 로스쿨 원장들의 강한 문제 제기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한참 전에 예정된 기관장 스케줄을 며칠 만에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하는 것은 전례도 없고, 매우 무례한 조치"라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이 촉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변협이 로스쿨 도입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법학전문대학원의 미래와 해법’ 심포지엄 내용이 문제가 됐다. 당시 대한변협은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다수 지적하면서 과감한 로스쿨 구조조정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법전협과 로스쿨 측은 “김현 변협회장은 ‘변협 이기주의’와 스스로의 고질적 병폐부터 해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협과 법전협의 갈등은 이미 골이 깊다. 변협은 "법조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며 "연간 변호사 합격자 수를 1000명, 로스쿨 정원을 1500명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법전협은 로스쿨 출신의 법조 활동영역이 확대되고 있고, 잠재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며 변호사 수 감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법무부가, 로스쿨 정원은 교육부가 각각 결정한다.

특히 이번 갈등의 골이 깊어진 계기는 앞서 변협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공개된 일과 관계가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은 졸업자 수 대비 70%대 합격률을 기록했지만 지방대 로스쿨 대부분은 합격률이 50%에 미달했다. 이에 김 변협회장은 “로스쿨을 통폐합해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전협에서는 변협의 태도가 ‘기득권 지키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법전협 관계자는 “변협이 미래 법조인인 로스쿨 출신을 끌어안을 생각은 하지 않고 신규 변호사 수를 줄여 기존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의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변협 측은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감정적인 대응을 일삼는 것은 오히려 법전협"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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