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평화의 시대, 민족 동질성을 높이는 정보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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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기자
입력 2018-05-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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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봄이 찾아왔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봄꽃 같은 화사한 장면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슈를 선점했으니 절반은 성공이다.

이제 대북제재, 인권문제 등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차례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폐쇄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중국이나 미국이 아닌, 우리 손에 달렸다는 것이다.

판문점발 빅뉴스에 시장은 대북 특수에 따른 기대로 요동치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새로운 성장에 목말라 있다.

재계는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자원개발 △관광사업 등의 기대효과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단계적인 로드맵을 고민할 때다.

또 국제사회의 규범 내에서 남북이 함께 사회문화 전반의 비전을 고민할 수 있는 교류가 우선돼야 한다.

당장은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한 대도 지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생활·문화적 이질감 극복과 공동번영을 위한 정책 교류를 시작점으로 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정보화 분야는 과거 1990년대 학술교류 및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협력 경험이 축척된 분야여서 가능성이 높다.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지역 간 격차는 천지차이일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능형 전자정부와 스마트시티를 논하는데, 북한은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장마당조차도 요원하다.

2016년 UN에서 실시한 전자정부평가에서 대한민국은 193개국 중 3위를 차지,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수준을 인정받았다. 반면 북한은 153위로, 격차가 너무나 크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끌어낸 긍정적인 에너지를 하루빨리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연구 등 교류협력에 쏟아야 한다.

정보격차는 결국 경제양극화로 이어지고, 인권차별로 귀결된다. 사람중심의 정책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남북평화를 위해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철학이 돼야 한다.

격차문제에 있어서도 우리가 모델이기보다, 아세안 국가를 바라봐야 한다. 이미 우리는 PC와 유선 인터넷 시대를 거쳐 모바일 세상을 살아오고 있지만, 북한은 그런 단계를 적용하기에 늦었다.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젊고 역동적인 중산층이 늘어나는 신흥시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들 국가는 20~30대 소비층이 곧바로 모바일 시대로 전환, 유튜브를 인터넷처럼 사용한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를 고려, 한반도의 정보문화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정보화 전문기관 및 민간분야의 교류 재개가 필요하다.

1998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1001마리를 몰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오마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협력이 필수이다.

한반도를 거쳐 대륙으로 이어지는 공동경제에서 우리가 특색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신(新)실크로드 권역에서 독립적인 정보기술(IT)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능정보사회에서 어떤 산업은 굴뚝산업이고, 다른 것은 첨단산업일 수가 없다. 모두가 중요한 성장기반으로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중단된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수준을 넘어, 명확한 로드맵을 통해 공동의 비전으로 함께 나가야 한다. 특히 남북 간 정보격차 해소를 통한 동질성 제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것은 '통일된 조국'만이 아니다. 더 가치있는 유산은 바로 정신적 동질감을 느끼는 '새로운 이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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