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 한국 왜 못 들어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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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5-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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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그룹 부회장[사진=CJ그룹 제공]



이재현(59) CJ그룹 회장 누나인 이미경(61)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압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요 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이미경 부회장은 미국 유랑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후계구도 정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CJ그룹은 7일 이 부회장의 국내 복귀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사회공헌추진단장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최종 발표에서 그의 이름은 빠졌다. 당시 CJ그룹은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적이 없기 때문에 ‘복귀’란 표현도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미묘하게 태도가 바뀌었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 복귀와 함께 3세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CJ오너 2세 일가는 이 부회장과 이 회장,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3남매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어떤 계열사에도 등기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과 결혼했지만 1994년 이혼했으며 슬하에 자식은 없다. 사실상 이 부회장의 직속 후계자는 없는 셈이다.

막내 이재환 대표는 일찌감치 경영 일선에서 배제됐다. 한때 경영기획실 상무까지 맡았지만 현재는 CJ올리브네트웍스로 편입된 CJ파워캐스트 대표로만 머물고 있다.

오너 2세 지분이 높아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구조를 보면 이 회장이 승계작업을 확실히 해 뒀음을 알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회장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17.97%, 딸 이경후 미주 통합마케팅담당 상무가 6.19%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환 대표가 14.83%, 이 대표의 딸 이소혜씨와 아들 이호준씨가 각각 2.18%를 갖고 있다. 나머지 55.01%는 이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지주사 CJ주식회사가 갖고 있다. 여기에도 이 부회장 지분은 없다.

이 부회장은 CJ그룹 문화사업의 태동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문화계 대모’로 입지를 굳혔다.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2014년 10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2015년 1월 이 부회장 측근으로 분류됐던 노희영 CJ제일제당 전 부사장이 세금탈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계기로 CJ제일제당 등 계열사 고문에서도 손을 떼고 국내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최근 해외서는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지난해 6월 이 부회장은 아카데미상(오스카) 후보작들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경영진 파트에 신규 회원으로 위촉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홍콩에서 열린 CJ E&M 행사 마마(MAMA,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 주최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올해는 세계은행 산하 ‘여성기업가기금 리더십 그룹’ 멤버 16명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미국 LA자택 위주로 머물며 해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복귀만 안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는 개인적으로 다녀가고 있고, 이전에도 경영활동에 전면적으로 나서진 않았다. 문화콘텐츠 사업이 국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글로벌 제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콘텐츠 고문’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엔 나이도 있고, 회사를 물려받은 자식도 없어 국내서 활동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퇴진 압박 등 최근 몇년 간 일어난 사건들로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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