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신임 금감원장, 금융개혁 급물살 타나…"금융권 활력 저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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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8-05-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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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F "정부 금융권 개입 최소화 해야"

  • 김재영 교수 "얼리 앤 딥컷 전략으로 빠르고 정확한 개혁 필요"

  • 홍기용 교수 "금융개혁의 첫단추는 불필요한 규제 개선"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위원회]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적 개혁성향 금융경제학자인 윤석헌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장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금융개혁 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 원장은 금융위원회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아왔다.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민간 금융회사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원장이 임명된 지난 4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재벌과 관료들은 늑대(김기식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나게 됐다"고 글을 올렸다. 윤 원장이 문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에 발맞춰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 정부의 지나친 금융 혁신 드라이브가 금융권의 시장 활력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KIF) 선임연구위원은 5일 "금융의 실물지원과 취약계층 포용을 강화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낙후된 금융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정책방안들도 풍부하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4대 금융혁신 전략으로 금융부문 쇄신과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금융산업 경쟁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4대 금융혁신 모두 좋은 내용이지만 의욕이 과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금융권 쇄신은 국민 신뢰회복에 중요한 과제이지만 지나치면 금융권이 위축돼 금융산업의 발전이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금융혁신 과제 중 우리나라 금융산업 자체의 낮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청사진은 거의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급한 마음에 정부가 모든것을 주도적으로 하면 시장기능이 망가지고 정부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져 민간의 실력이 낮아질 수 있다"며 "금융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만큼 시장기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시장실패 영역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후 많은 부분을 시장의 자율기능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 개혁을 위한 '얼리 앤 딥 컷(early and deep cuts)' 전략을 제시한 전문가도 있다. 

김재영 고려대 교수는 "개혁이나 변화는 깊고 빠르게 진행하는 게 좋다"며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저항이 생겨 개혁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사(윤 원장)는 수술(금융 개혁) 전에 수 많은 검사(조사)를 한후 수술을 집도한다"며 "검사가 길거나 수술 시간이 길어도 위험한 건 매한가지"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고 신속하게 조사하고, 수술대에서는 환부(문제가 있는 금융권)를 빠르고 정확하게 도려내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금융개혁의 첫단추는 '불필요한 규제 개선'이라는 입장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개혁은 또다른 제도를 만들어 금융기관을 옥죄기 보다 규제를 풀어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대형은행들이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떠올라야 하지만, 수많은 규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기업금융에 대한 규제가 많기 때문에 은행들이 가계금융에서 돈을 버는 것"이라며 "금융기관을 옥죄는 것보다 자율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춰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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