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샤오미 홍콩증시 상장 신청, '대륙의 기적' 이끈 레이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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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5-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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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이후 최대 IPO 대어, 샤오미 3일 홍콩 증시 상장 신청

  • 몸값 급등한 레이쥔, '혁신'으로 대륙의 '실수' 기적으로 이끌어

  • 상장 후 레이쥔 회장 자산 300억 달러 이상으로, 세계 19위 부호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사진=아주경제DB]


"안녕하십니까, 샤오미에 대한 관심과 지지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샤오미는 단순한 하드웨어 업체가 아닌 혁신으로 성장하는 인터넷 기업이며 입증된 비즈니스 모델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올해 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 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샤오미가 홍콩증권거래소에 3일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첨부된 공개서신에서 '대륙의 기적'을 이룬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이렇게 샤오미를 소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 상장 후 중국 4위의 부호가 될 전망이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가 창립 초기부터 강조해온 '고객에 감동을, 가격은 후하게' 라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거대한 시장과 거대한 플랫폼을 이미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소위 '팬덤'을 형성했고 꾸준한 노력으로 이미 입증된 사업모델을 확보했으며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의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샤오미는 예상대로 홍콩증권거래소를 둥지로 택했다. 중신리앙(中信里昻),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 IPO 주관사다. 이번 IPO를 통해 10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으로 조달 자금은 스마트폰과 TV 등 핵심제품은 물론 생활가전과 모바일 사업, 해외시장 확대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250억 달러)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홍콩 증시 기준으로는 역대 4번째 규모다. 빠르면 6월 초 상장이 점쳐진다. 중국주식예탁증서(CDR)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기적'을 일궈내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결국 활로를 찾아낸 것이 샤오미를 홍콩 증시 상장까지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레이쥔 회장이 있다.

레이 회장은 1969년 12월 후베이(湖北)성 셴타오(仙桃)에서 태어났다. 우한대학교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공대생으로 현재는 중국 IT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중국 대표 기업인이다. 지난해 중국 10대 경제인물에 선정됐으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올 3월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레이 회장은 대학부터 두각을 보였다. 월등한 성적으로 조기에 학과과정을 이수했고 실리콘밸리의 창업 스토리에 감명을 받아 대학 친구들과 함께 '산써(三色)공사'를 창립했다. 중국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진산(金山)'의 컴퓨터 중국어 처리를 가능토록 하는 인터페이스 카드를 모방한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다른 기업이 그들의 제품을 모방해 많은 양을 저렴하게 판매했고 결국 산써는 문을 닫았다. 당시 레이쥔과 친구들은 286컴퓨터 한대와 프린터, 386컴퓨터 한 대를 나눠갖고 헤어졌다.

이후 레이 회장은 진산에 합류했다. 탁월한 실력으로 베이징개발부 대표, 주하이공사 부총경리 등을 역임했고 1998년 8월 진산공사 사장에 올랐다. 진산공사의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2011년에는 회장직을 차지했다.
 

샤오미[사진=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샤오미를 창립한 것은 진산에서 16년을 몸 담은 후의 일이다. 레이 회장은 2010년의 린빈(林斌) 전 구글 중국엔지니어링연구원 부원장, 저우광핑(周光平) 전 모토로라 베이징 R&D센터 고급총감 등 뛰어난 실력을 가진 6명의 인재들과 함께 샤오미하이테크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듬해 8월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애플 짝퉁이라는 오명이 따라붙으며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도 받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2015년 점유율 15.1%으로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다. 오포, 비보 등 막강한 국내 경쟁자가 등장하고 입지가 애매해지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인도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했고 오프라인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으로 중국 곳곳을 파고 들었다.

노력의 결과는 실적에 나타났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대부분 업체 판매량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샤오미는 나홀로 역주행을 하며 상승세를 탔다. 매출 1000억 위안 목표를 10월에 조기 달성했다. 이 외에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개발해 출시하고 메이디 등 가전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등 스마트홈과 IoT 시장 공략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홍콩증시 상장이 성사되면 레이 회장이 중국을 대표하는 부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에 따르면 레이 회장의 샤오미 지분 보유량은 31.41%로 현재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700억 달러라고 가정할 때 자산규모는 218억8900만 달러다. 샤오미가 상장할 경우 레이 회장의 자산은 100억 달러 가량 불어난 314억1200만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302억 달러)을 넘어서고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341억 달러) 다음의 수준으로 포브스 기준 중국 내 4위, 세계 19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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