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가 뽑은 별별 명장면] '살인소설' 염 의원 등장신, 소설속 주인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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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5-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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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소설' 속 주인공 지현우[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88번째 주인공은 영화 ‘살인소설’(감독 김진묵)의 주인공 지현우다.

영화 ‘살인소설’은 보궐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되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경석(오만석 분)’이 유명 정치인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기 위해 별장을 찾았다가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 분)를 만나며 함정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 지현우는 선악의 경계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소설가 김순태 역을 맡았다. 순태는 별장의 관리인이라고 자신을 소개, 경석 앞에 나타나 친절을 베풀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수상쩍은 남자다. 소설가이자 모든 계획의 완벽한 설계자로 경석을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빠트린다.

“제가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은 염 의원(김학선 분)이 등장했을 때예요. 염 의원은 순태를 보며 빈정거리는데 그 모습을 보며 마치 내가 쓴 시나리오의 등장인물들이 움직이는 듯 짜릿한 감정을 느껴요. 순태의 표정 역시 그렇죠. 염 의원의 쓴소리를 들으면서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잖아요?”

지현우가 명장면으로 꼽은 장면은 염 의원의 등장신이다. 극 중 클래이맥스로 꼽히는 이 장면은 경석이 순태와 그의 친구들에게 저지른 사고를 염 의원이 무마하는 장면이다. 염 의원은 사위이자 자신의 비서인 경석이 폭행 및 뺑소니를 저지른 것을 사과하지만 곧 순태의 의뭉스러운 모습에 태도를 바꾼다.

“극 중 순태는 설계자에요. 저는 순태와 김진묵 감독님을 곧잘 비교하곤 했죠. 8년여 간 준비한 작품이 결실을 맺게되는 과정에서 감독님은 늘 행복해보였거든요. 어떤 묘한 미소라고 할까요? 순태에 대해 물으면 순간 눈이 반짝거리는데 그 찰나의 얼굴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자신이 짜놓은 판을 그대로 실현해주고 있는 말 같은 느낌이 들어서 쾌감이 몰려오더라고요. 특히 염 의원이 등장했을 때 가장 그 카타르시스가 컸던 것 같아요. 그것도 제가 쓴 대사보다 더 근사한 걸 내놓는 말을 보는 느낌?”

[사진=영화 '살인 소설' 스틸컷]


소설가인 순태는 염 의원과 그의 딸 지은(조은지 분), 경석을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삼고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살인 소설’을 완성한 순태는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자신에게 날선 말을 던지고 자신의 계획대로 무너지자 엄청난 쾌감을 느낀다.

“특히 염 의원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염 의원이 순태에게 ‘너 같은 비참한 인생’이라는 말을 할 때 쾌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핑 도는 것 같은…. 약을 한 것 같은 느낌도 드는 것 같고요.”

지현우는 순태를 두고 “한 꺼풀 벗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타락한 국회의원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고 싶은 사람이라고.

“사회에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염 의원이 자기네 땅을 헐값에 매각해 별장을 짓고, 환경 운동가 실종과 연관도 깊은데 이 같은 사실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잖아요. 순태의 답답함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소설 아니었을까 싶어요. 염 의원이 바로 사과하지만 한 꺼풀 벗기면 본성이 나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이고 또 그것을 알리고 싶어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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