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비하인드] 뜻밖의 Q, "이렇게 '셀프디스' 많은 제작발표회는 처음이에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윤정 기자
입력 2018-05-03 1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뜻밖의 Q' 기대하세요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MBC 새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행호, 이수근, 전현무, 채현석. 2018.5.3 jin90@yna.co.kr/2018-05-03 10:46:52/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무한도전의 후속 음악예능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뜻밖의 광경들이 펼쳐졌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지난 13년동안 MBC 토요일 저녁시간대를 책임져 온 MBC 간판 예능의 후속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하는 만큼 최행호 PD와 채현석 PD 및 진행자 전현무, 이수근 모두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첫 방송을 소개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사실 제작발표회라면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점, 장점, 기대하는 시청률 등 '우리가 이러이러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자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Q는 자랑보다는 사과가, 자부심보다는 미안함이 앞서 있었습니다.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현무, 이수근 두 MC와 최행호, 채현석 PD가 참석했습니다.

'뜻밖의 Q'는 시청자가 출제한 문제를 연예인 패널이 맞히는 '퀴즈쇼'로 콘셉트를 잡았죠. 

최행호 PD는 내내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고해성사에 가까운 심경고백까지 이어졌습니다. 

프로그램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굿즈를 흔들며 이날 무대에 오른 최행호 PD는 연출 소감으로 "기존 예능이 제작진과 출연진간의 대결 구도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었다면 저희는 시청자와 출연자간의 대결을 지향하고 있다"라며 "시청자들의 놀이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퀴즈 문제를 내는 게시판에는 아직 참여 인원이 100여명밖에 안되서 저조하지만 시청자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라고 퀴즈를 만드는 시청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했습니다. 

진행을 맡은 전현무는 이 프로그램을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제작진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워낙 큰 프로그램의 후속이어서 독이 든 성배다. 굉장히 힘들 거다. 그 와중에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려고 했다. 기존 프로그램이 야외 프로그램인데 또 야외로 나가면 아류 느낌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완전히 스튜디오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던 콘텐츠를 접목시켰다"고 짚었죠. 이어 그는 "첫 녹화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채현석 PD가 편집 프로그램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하더라"고 또 다시 자폭했죠. 

또 "특별편으로 한두회만 출연해주려다가 최행호 PD와의 인연으로 발목이 잡혔다. 이수근과 내가 진행을 맡은 것이 우연이겠느냐. 돌고돌아 우리에게 섭외가 왔을 것"이라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전현무는 "무한도전이 워낙 인기프로그램이다보니 어떤 프로그램이 와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고 시청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 1초에 한번씩 빵빵 웃음을 터트려도 시청자들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제작진 스스로도 방향을 잡지못했던 어수선한 첫회는 재미가 없다면서 2회부터 보라고 주문하기까지 했습니다.

뜻밖의 Q는 최근 2회 녹화가 진행됐습니다. 채 PD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고 셀프 디스하며 "긍정적인 의미로 왁자지껄"이라고 했습니다. 이수근은  “첫 방송보단 두 번째 방송이 더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죠. 전현무는 아예 "첫 방송은 보시지말고 두번째부터 보시라"고 주문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지는 제작진의 셀프고백에 제작발표회 현장은 웃픈 웃음바다가 되었는데요, 전현무는 "아예 우리가 녹화해둔 첫 방송보다는 이 제작발표회를 그대로 편집없이 통으로 방송하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최행호 PD는 "사실 나도 무한도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며 "인기가 없으면 이 프로그램이 폐지되겠지만 그렇게 먼 미래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냥 한회한회 만들어가기 바쁘다"고 고백했습니다. 심지어 최 PD는 '뜻밖의 Q' 목표 시청률을 "동시간대 '3위'만 하면 좋겠다"고, 1위는커녕 3위를 깔고 들어갔습니다. 그는 "3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 PD는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이유는 그간 언론의 연락도 받지 않고 숨어있었는데 내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그대로 기사화될 것이라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쓸데없는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떤 질문이든 숨김없이 솔직하게 대답하고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작진의 말 대로 워낙 무한도전의 인기가 대단했던만큼 어떤 프로그램이 와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만큼 무한도전의 자리를 대신한 '뜻밖의 Q' 제작발표회는 조심스럽고 또 어려운 자리였을 겁니다. 

제작진은 "무한도전을 대신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시간대에 방송되는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Q' 가 무한도전의 대체 프로그램이 아닌 '뜻밖의'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까요?

뚜껑은 5월 5일에 열립니다. 5일 오후 6시 25분 첫 방송되는 '뜻밖의 Q'가 뜻밖의 선전을 하기를 기원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