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확 바뀐 주식시장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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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8-04-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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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은 주식시장 기상도도 확 바꾸어 놓았다. 얼마 전만 해도 건설이나 인프라, 에너지, 물류 업종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적었다. 성급함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이를 압도하고 있다.

30일 코스피는 0.92%(22.98포인트) 상승한 2515.38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2500선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올해 2월 2일(2525.39) 이후 처음이다. 모처럼 '바이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 덕분이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3거래일 누적으로 5746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반대로 25일까지 나흘 동안에는 2조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팔았었다.

◆통일 독일서도 랠리 이끈 건설주

과거 동·서독이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독일 주식시장 랠리를 이끈 것은 건설주다.

독일 닥스지수는 해당 기간인 1998~1990년 94%가량 상승했다. 당시 건설업종지수 상승률은 약 380%에 달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때마다 건설업종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은 2000년 6월(13∼15일)과 2007년 10월(2∼4일)에도 만났었다. 코스피 건설업종지수는 2000년 5월 22일(저점)부터 6월 12일(고점)까지 약 69% 올랐다. 2007년 9월 10일(저점)부터 10월 10일(고점) 사이에도 17%가량 뛰었다. 송유림 연구원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으로 꼽히는 남북 개발 프로젝트 규모만 93조5000억원에 달한다. 송유림 연구원은 "만약 10년 동안 진행한다면 해마다 9조3000억가량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형 건설사가 연간 주택 수주로 올리는 매출도 4조~8조원에 불과하다"라며 "건설업종 주가가 아직 낮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신북방정책 '9-브릿지' 눈여겨봐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지역에 경제협력체제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9-브릿지'(9-bridge) 전략이 신북방정책에서 핵심이다. 9-브릿지 전략에는 에너지·물류를 중심으로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 북방 개발을 연계하는 9개 경제협력 분야가 담겨 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건설, 건설장비, 철도, 발전설비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제품만 공급하는 제조업체가 건설사보다 덜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북방정책은 에너지와 물류 종목에 긍정적"이라며 "간접적으로는 증권주도 수혜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가 주식시장 수급을 개선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옥석은 가려야 한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당국도 남북 경협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테마주는 일찌감치 들썩였다. 주가는 앞으로도 '묻지마' 식으로 치솟았다가 정상회담 후속조치가 속도를 못 내면 미끄러질 수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남북 경제협력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지켜본 다음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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