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 탄 중국과 인도, "분쟁 해결하고 협력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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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4-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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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중국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이틀간 6차례 만나

  • 자유롭게 심층적 대화 "성숙하게 분쟁해결, 보호무역은 반대"

  • 중국 관영언론 "양국 정상 만남, 아시아와 세계에 큰 의미"

시진핑 중국 주석과 중국을 찾은 나렌드리 모디 인도 총리가 27일 우한에서 만나 환한 얼굴로 악수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시아의 용,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아시아의 코끼리,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한 배에 올라 서로를 마주봤다. 국경 분쟁으로 날선 대립을 이어오던 중국과 인도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다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다.

한반도에서 남북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던 27일, 중국 대륙에서는 중국과 인도 정상이 화해의 물꼬를 틔우기 위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만났다. 성숙한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역내·국제 이슈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지역경제 통합을 위한 소통도 확대한다.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 격)은 두 정상의 비공식 회담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두 정상이 자유롭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공식회담일정은 물론 산책, 함께 배를 타는 등 다채로운 일정을 소화하며 진심으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또, 두 정상이 처음으로 '비공식 회담'에 나서면서 새로운 교류 모델을 창조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내외 언론은 시모후이(習莫會, 시진핑-모디 정상회담)에서 국경분쟁, 경제·무역 협력,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두 정상은 국경분쟁을 보다 성숙하고 지혜롭게 해결할 틀을 구축하고 모두 만족할 해법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국가로 오랜기간 영토 분쟁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인도가 중국 일대일로 사업 중 하나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을 인도-파키스탄 영토분쟁 지역인 카슈미르를 지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해 6~8월에는 두 나라와 부탄 국경이 만나는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에서 중국군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무력 충돌의 위기가 두 달 이상 지속되기도 했다. 

이 외에 경제무역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혁신적인 협력 모델로 상호 공영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세계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같이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는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중국이 다급하게 모디 총리와 회동한 배경에도 관세폭탄과 지식재산권 공격 등으로 첨예해진 미·중 무역전쟁이 있다. 인도를 아군으로 끌어와 함께 방어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중국 관영언론은 사평을 통해 시모후이에 큰 기대감을 표하며 인도 역시 미국 보호무역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가 최근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에 인도를 포함한 것 등을 근거로 들며 인도와 중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는 또, 개방·포용·보편·공영의 경제 세계화도 함께 추구하기로 했다. 일대일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일대일로가 인도와의 국경 문제와 연관되고 전략적으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담에 앞서 중국이 인도의 일대일로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함께 경제 세계화를 추진한다는 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두 정상은 문화·인적교류를 강화하고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성장, 식량안보, 테러 등 국제 이슈와 관련해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두 정상의 만남과 회담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며 찬사를 쏟아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사평을 통해 시모후이가 양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 있어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일부 국가를 이용해 중국 '굴기(우뚝 섬)'를 방해하고 주변국이 중국이 안겨준 기회를 함께 누리기 어렵도록 방해했지만 중국은 주변외교 강화, 실사구시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를 언급하며 최근 중국과 북한이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했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악화됐던 한·중 관계도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28일에도 소통을 지속했다. [사진=신화통신]


인민일보는 모디 총리가 트위터를 통해 두 정상이 함께 배에 탄 사진을 올리고 "시 주석과 만나 광범위하고 막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것을 주목했다. 신문은 "이를 통해 두 정상의 소통이 순조로웠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양국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영원히 좋은 이웃, 좋은 친구로 함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의 용과 코끼리가 함께 춤추면 양국은 물론 전 세계의 아름다운 내일이 열린다고도 했다. 

시대주보(時代周報)는 경협 잠재력이 막대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리리(李梨)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교수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대(對)인도 무역액은 전체 대외무역액의 2%에 불과하다. 최근 경협 강화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로 중국 상무부가 26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전년 대비 20.3% 급증한 844억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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