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멘탈이다…김지영을 확 바꾼 ‘느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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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서민교 기자
입력 2018-04-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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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사진=KLPGA 제공]


티샷을 하기 전 어드레스. 호흡부터 가다듬었다. 차분하게 한 템포를 늦춘 뒤 강렬한 임팩트 스윙. 작년까지 볼 수 없었던 루틴이다. 어드레스 이후 쫓기듯 곧바로 공을 때리던 모습은 없었다. 김지영2이 확 달라졌다. 느려진 김지영은 안정적이었다.

김지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윙 교정 중이다. 올해는 스윙 매커니즘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없다. 다만 달라진 건 심리적인 부분이다. 올해 메인 스폰서와 매니지먼트를 모두 바꾼 김지영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멘탈 코치를 곁에 뒀다. 새로 만난 매니지먼트에서 소개시켜준 멘탈 코치와 호흡이 잘 맞았다. 차분하게 패턴을 정한 루틴대로 꾸준히 치기 시작했다. 주변 선수들과 갤러리들도 “많이 차분해졌다”고 말할 정도로 눈에 띄게 바뀌었다.

“올해 처음으로 멘탈 선생님을 만났는데, 루틴부터 달라졌다. 경기가 빠른 편이었는데 실수가 많이 나왔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호흡부터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김지영은 지난 26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무려 버디 9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를 범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임은빈, 하민송과 함께 공동선두다.

김지영은 전반에만 5타를 줄이는 맹타를 쳤다. 1~2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6~7번 홀 연속 버디를 낚은 뒤 9~10번 홀에서도 또 연속 버디로 2타씩 줄였다. 12번 홀(파3)과 15번 홀(파5)에서 또 버디를 잡은 김지영은 8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쉬운 건 17번 홀(파3)이었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흔들렸다. 벙커 샷도 강하게 치는 바람에 더블보기로 2타를 잃었다. 조금 빨랐던 루틴이 문제였다. 김지영은 “티샷을 할 때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벙커로 빠졌다. 잘 치고 싶은 마음에 힘이 들어가 실수가 나왔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진 않았다. 김지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로 1타를 만회해 공동선두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김지영의 티샷. 사진=KLPGA 제공]


김지영은 “오늘 바람이 조금 많이 불어서 불안한 마음으로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퍼트 감이 너무 좋아서 그 감을 믿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해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만족했다. 이어 “작년보다 코스가 길어져서 신경을 더 썼는데, 페어웨이를 지키다보니 타수를 더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냥 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 퍼트가 잘 떨어져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오른 김지영은 11개월 만에 2승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지영은 “작년에는 5월만 감이 좋고 나머지 달은 실망스러웠다”며 “올해는 샷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지금은 퍼트 감도 되게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지영의 퍼트 수는 26개였다.

김지영의 올해 목표는 메이저 대회 1승을 포함해 시즌 2승으로 통산 3승을 쌓는 것. ‘느림의 미학’을 깨달은 올해, 일단 느낌이 좋다. 김지영은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3차례나 ‘톱10’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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