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역대 최대 M&A '통 큰 베팅'…ZKW 인수로 車전장 사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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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4-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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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LG 이사회, 각각 70%·30% 지분 인수 의결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와 ㈜LG가 오스트리아 차량 조명업체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LG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자동차 전장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각각 ZKW 지분 70%와 30%를 7억7000만 유로(약 1조108억원)와 3억3000만 유로(약 433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사업의 포트폴리오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향후 투자수익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차량 조명업체 ZKW 인수···사상최대 M&A

1938년 설립된 ZKW는 헤드램프 등 차량용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로 매출 규모는 2010년 2억8000만 유로에서 지난해 12억 유로까지 늘었다.

글로벌 차량용 조명 시장은 ZKW와 SL코퍼레이션, 이치코 등 3개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조명 시장의 주도권을 단숨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수는 LG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M&A로 눈길을 끈다. LG그룹은 2016년 LG화학을 통해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을 4245억원에 인수했고, 2010년에는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을 4666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ZKW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계약으로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2016년 인수 작업을 시작해 2년 넘게 협상을 이어온 끝에 결실을 맺었다.

LG그룹은 경쟁보다 ‘인화(人和)’로 대표되는 기업문화로 M&A에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1조원이 넘는 통 큰 베팅으로 차량 전장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LG 자동차 전장사업 터닝포인트 될 것"

전문가들은 이번 ZKW 인수가 LG그룹의 자동차 전장 사업에서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ZKW가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구축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 고객사를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된다. ZKW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전장 부품사업은 완성차 업체와의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M&A를 통해 시장 진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술 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쟁사보다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그룹의 자동차 부품 사업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일찌감치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2013년 전장(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VC사업본부 매출은 2015년 1조8324억원에서 지난해 3조4891억원으로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올해는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ZKW 인수와 함께 내년부터는 큰 폭의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카메라모듈·LED), LG화학(자동차용 중대형전지), LG디스플레이(플렉시블 OLED) 등 그룹 주력사와 다양한 형태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 기존 VC 사업과 스마트홈(가전, 모바일)과의 시너지 확대, 그룹내 전장사업 추진 가속화 및 시너지 효과 증대 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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