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영상톡]"예술과 만난 코카콜라와 CK" 롯데뮤지엄,알렉스 카츠 아시아 최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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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 기자
입력 2018-04-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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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초상화의 거장 '아름다운 그대에게'전 7월 23일까지

[사진=알렉스 카츠 개인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윤경(왼쪽) 롯데뮤지엄 아트디렉터와 이주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붉은색과 흰색의 강렬한 색 대비로 그려진 금발 머리 미녀가 그림을 꽉 채우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검은색 캘빈클라인 속옷을 입은 여인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광고에서 툭 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사람들이다.

1927년생, 90세가 넘은 작가가 이렇게 세련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살아있는 작가 중에 가장 인정받고 있는 현대초상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의 '아름다운 그대에게' 전이 25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LMoA)에서 열린다.
카츠의 개인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대형 전시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신작과 대형 초상화, 풍경화 등 7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는 아시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권윤경 롯데뮤지엄 아트디렉터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개관전으로 댄 플래빈을 통해서 미니멀리즘이라는 새로운 주류를 한국에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구상 미술의 큰 축을 가지고 있는 알렉스 카츠를 통해서 어떻게 현대미술이 발전하고 그것이 우리 문화에 어떠한 영항을 주는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카츠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카츠의 독창적인 초상화 스타일은 3가지의 드로잉을 수행하면서 틀을 이뤘다.

카츠는 목판으로 순간의 인상을 잡아 놓고 연필 드로잉을 통해서는 빛의 움직임과 눈동자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표현한다. 마지막에 골판지에 실측 사이즈로 그리면서 주요 선만 남기고 모든 불필요한 선들을 제거한다. 이 부분에서 현실과의 괴리가 나오고 추상 기법이 개입한다. 카츠는 이런 3가지 과정을 다 펼쳐놓고 자신의 거대한 화면을 완성한다.

권 디렉턴는 "카츠의 그림은 대상이 잘 아는 사람이라도 타자와 시켜서 굉장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며 "객관화시키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이 어디선가 본 사람 같지만 모르는 사람 같기도 하는 신비감과 우아함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주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카츠의 그림이 구성성과 추상성이 혼성된 굉장히 세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카츠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 미술사 적으로는 팝아트라는 구성성과 추상성이 혼성돼있고 마크 로스코처럼 굉장한 영성이나 영혼이 깃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굉장히 순하고 세련되고 일상적인 태도로 사물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다"

이어 "카츠의 그림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는 것보다는 대충 그렸다는 느낌을 준다. 이것이 카츠가 순간포착에 제스쳐를 입히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순간을 너무 공들여서 그리게 되면 그 느낌이 사라진다. 제스처 포인트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이어받아서 팝아트의 표현들이 함께 협력된 작품이다"고 평가했다.

[댄서시리즈 중 Laura, 카츠는 하프 모양 목선을 가장 좋아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 전에서 첫 번째로 마주친 작품은 댄서시리즈 중의 하나인 'Laura(로라)'이다.

로라라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수이다. 얼굴의 표정과 섬세한 감수성이 있는 목선이 특징인데, 카츠가 좋아하는 부분은 턱선에서 목, 쇄골에 이르는 하프 형태의 부분이다.

카츠가 댄서를 선호하는 이유는 2가지이다. 춤이 카츠에게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며 무용수들의 일반인들과 다르게 자기가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동작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

[알렉스 카츠의 코카콜라걸 시리즈]


카츠가 가장 최근에 제작한 '코카콜라 걸' 시리즈도 눈에 띈다

빨간색의 배경과 여성 금발의 노란색, 그리고 무용복의 하얀색이 어우러져서 숙명으로 나타나는 것을 불 수 있다.
코카콜라 로고의 모티브도 볼 수 있고 현대 산업사회 속에서 브랜드와 패션과 미술이 어떻게 맞물려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알렉스 카츠의 CK 시리즈]


코카콜라 걸이 붉은색과 하얀색이었다면 'CK(캘빈클라인)'시리즈는 검은색과 하얀색의 대비다.

CK의 여성은 로라나 코카콜라 걸과는 다르게 속옷 브랜드답게 몸매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카츠와 CK와 인연은 당시 캘빈클라인 회장이 '블랙드레스'작품에 서문을 써 준 것으로 시작됐다. 카츠는 어느 날 택시를 타고 가다가 CK 광고 이미지를 보고 블랙과 화이트의 조화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CK 시리즈가 걸려있는 전시장에는 '블랙드레스' 조각 작품도 함께 있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주는 상류층의 파티를 즐기는 여성들의 우아한 이미지가 CK랑 어떻게 맞물리는지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신작은 '로라·코카콜라 걸·CK'시리즈로 구성됐다.

[알렉스 카츠 스타일의 전형적인 작품]


'컷아웃'이라고 불리는 조각 작품도 전시됐다. 커츠는 알루미늄판 위에다가 채색해서 조각을 했다. 사람들이 판에서 잘라서 떼어낸 것 같아서 컷아웃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작품은 집 옆에 있는 호수에서 부인 아다와 아들 빈센트 그리고 친구가 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품을 앞에서 보면 배가 노 저어서 앞으로 오는 것 같고, 뒤에서 보면 뒤로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이 작품 속으로 유입될 수 있고 같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현대미술의 개념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나 광고 기법인 '클로즈업-크롭'이 적용된 전형적인 커츠 스타일의 초상화 'Dafisa' 'Rosy''Three Women'도 전시됐다.

카츠는 작품에서 얼굴의 세세한 것을 표한 것이 아니라 색면으로 승부했다. 주황색면 검은색면 살색면이 어우러지면서 추상과 구상이 한 화면에서 조화돼 우아하고 세련된 작품이 탄생했다.

1960년 초기 작품인 'Don and Marisol1'을 보면 카츠의 초상화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당시 카츠는 자신이 좋아했던 작가들의 작품 경향을 조합해서 친구들을 그렸다.

[높이가 5m에 육박하는 알렉스 카츠의 풍경화]


가로 3.6m, 세로 4.8m짜리 엄청난 크기의 풍경화 '10:30 am'도 전시됐다.

이 작품은 카츠가 오전 10시 30분 아침에 햇살이 들어찬 뉴욕의 나무 숲의 모습에 반해서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관람자가 나무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밖에 색면으로 장미를 그린 'White Roses', 표면에 떠 있는 것 같은 봉선화 그림도 전시됐다.

[알렉스 카츠는 부인 아다를 250여 점 이상 그렸다]


마지막 코너에는 카츠의 부인인 Ada(아다)로 꽉 차 있다.

카츠는 아다를 1958년에 만나 평생 250여 점 이상의 아다를 그렸다.
카츠는 아다가 미국적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믿었으며 "키만 조금 더 컸으면 미스아메리카가 됐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젊었을 때부터 늙어가는 과정의 아다는 다른 사람인 것 같지만 동일하고 동일한 것 같지만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이것이 카츠만의 매력이며 카츠스타일로 굳은 새로운 현대적인 추상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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