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3명 등 10명사망 토론토 차량돌진 범인 급우“고양이 소리 내며 손으로 기어 다니는 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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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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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행 동기 의문 증폭

 23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차량돌진 현장에서 한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사진:토론토 AP=연합뉴스

한국인 3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토론토 차량돌진 사고 범인은 은둔형 외톨이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쯤 캐나다 온타리오 주 최대 도시인 토론토 노스요크의 핀치 애비뉴와 영 스트리트에서 승합차를 빌려 탄 용의자인 알렉 미나시안(25)은 교차로에 있던 사람을 치고 인도로 돌진해 그대로 대로변을 따라 남쪽으로 1㎞ 정도 질주했다.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차량으로 행인들은 한명씩 그대로 차에 부딪혀 쓰러졌고, 일부는 공중에 붕 떴다가 나가떨어졌다.

한 행인은 NYT에 “세상에, 그런 광경은 본 적이 없었다”며 “토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피터 유엔 토론토경찰청 부청장은 “(당시) 햇살 좋은 오후를 즐기러 나온 행인도, 목격자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를 목격한 한 남성은 “대혼란이 벌어졌고, 모두가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고, 또 다른 사람은 “차량이 속도를 높여 행인을 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운전자한테 심장마비가 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차량돌진 사고 후 인도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경찰과 시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 사고로 행인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당했다. 사고 지점이 한인 식당 등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 사상자 중에 한인이 포함됐다. 한국 외교부는 사망자 중에 한국 국적자 2명과 캐나다 동포 1명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목격자들은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30마일(약 48㎞) 혹은 60∼70㎞ 정도 됐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용의자 미나시안은 범행 후 25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캐나다 방송 CBC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미나시안은 범행 후 경찰관에게 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겨누며 “내 머리에 총을 쏴 보라”며 도발했다.

경찰은 "엎드리지 않으면 쏜다"고 경고했지만 그는 총을 갖고 있다며 거듭 위협했다. 경찰은 "상관없다"며 그와 대치를 이어갔고 결국 총성 없이 미나시안은 그대로 체포됐다. 범행 26분 만이었다.

차량돌진 범행 동기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캐나다 경찰은 일단 그가 고의적으로 범행했지만, 이슬람국가(IS) 등 조직화한 무장 테러 단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사전에 '요주의' 인물로 당국에 보고된 인물은 아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최근 유럽, 미국 등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들이 특정 테러 단체와는 직접적 관련 없이 이들의 사상에 심취한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것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도 관련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지언론 CBC 등은 미나시안이 지난 2011년 손리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까지 세네카칼리지에 재학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동창들은 미나시안이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아리 블러프는 CBC에 “그와 아주 친한 사이라고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블러프는 “친구들 무리에서 배경처럼 주변부에 있던 친구로 기억한다”며 “대개 혼자서 복도나 카페테리아를 걷는 모습을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였던 샤린 차미는 로이터통신에 “미나시안이 사교적이진 않았지만 악의는 없는 사람이었고, 폭력적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차미는 “그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손으로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본 적 있다”고 기억했고, 또 다른 친구들은 “미나시안과 함께 장애인, 행동장애 학생 등을 주 대상으로 하는 특수교육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지역 주변은 지하철 운행이 통제됐고, 주변 상점들도 문을 닫았다. 토론토 곳곳에는 차량돌진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불이 밝았다. 온라인에는 애도의 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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