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땅 투기 狂風’…호찌민 ‘부동산 버블’ 경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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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4-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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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호화 아파트 화재로 빌딩 대신 주택·빌라 선호…9지구 富村 인기

  • 토지이전·대출 관련 업무 몰려…투기꾼 '거짓 정보' 흘려 규제 강화

베트남 호찌민시 9지구 토지 및 주택 판매 광고물이 전봇대에 붙여져 있다. [사진=베트남부동산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호찌민시 토지 구매 열풍이 과열돼 부동산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3월 호찌민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민들의 부동산 투자 초점이 아파트에서 토지와 주택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뉴스(VNS)에 따르면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지역 행정기관은 최근 토지 이용 권리 증서의 조정, 갱신 및 연장 등 토지와 관련된 행정 업무를 보려는 사람들로 매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 대부분은 토지 이용권을 은행 대출의 담보로 설정하고자 인민위원회 지역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VNS는 “인민위원회 지역 행정기관은 물론 해당 지역 공증 사무소도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이 토지 이전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富)촌으로 알려진 제9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찌민시 남쪽 외곽에 위치한 제9지구는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리는 제2지구와 다리로 연결돼 있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높은 빌딩 대신 초호화 빌라, 주택들이 주로 밀집되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져 부촌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난달 8지구에 발생한 화재에 대한 우려로 아파트보다 빌라, 주택, 토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가격 급등은 물론 거짓 정보를 앞세운 매물들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23일 호찌민시의 20층짜리 호화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13대와 오토바이 150대를 태운 불은 시커먼 연기를 내며 아파트 위층으로 급속히 번졌다.

화재 발생 시간이 주민 대다수가 잠든 늦은 밤이었고, 아파트 내 화재경보기 등이 작동하지 않아 고층에 거주한 주민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특히 컸다.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로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호찌민시 부동산연합회 회장은 “부동산 구매자들은 가장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 합법적이고 정확한 토지 정보를 알고, 구별할 줄 알아야한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부주석 쩐빈뚜웬(Trần Vĩnh Tuyến)은 토지 구획 분리 관련 회의에서 부동산 버블 가능성에 대한 경고문을 최근 발표하고, 규제 강화를 언급했다.

쩐빈뚜웬 부주석은 “토지 중개업자와 투기꾼들이 가격 인상을 위해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극소수의 사람만이 토지의 실질 가치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관련 공무원이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토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관련 공무원이 ‘개인적 이익’을 목적으로 토지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는 거짓 정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해당 부처와 시 당국에 해당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베트남 인민위원회는 대규모 토지를 작은 주거 면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개정해 올 초에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 토지 투기 열기가 거세지자 더욱 엄격하게 개정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대규모 토지 구매자가 해당 토지를 주거 면적으로 나눠 사용하기 전에 새로운 도로를 만들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정된 규정은 호찌민시 24개 지구 전역에 일괄적으로 적용해 토지 투기 속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둔다.

한편 지난 17일 베트남 정부는 2020년 이후 주택 보유세를 도입하고 토지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재무부는 7억동(약 3500만원) 또는 10억동 이상인 주택의 초과분에 대해 연간 0.3~0.4%를 재산세로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법률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주택 재산세 부과로 매년 10조원 상당의 재정적자를 해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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