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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 엘리엇 현대차 지배구조 판 흔드는 이유는

윤태구·김정호 기자입력 : 2018-04-24 19:00수정 : 2018-04-24 19:00
-현대차에 외국세 결집 조짐 -美 캐피털그룹은 지분 확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라는 엘리엇의 제언은 황당한 수준이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엘리엇이 소액주주의 권익을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수익을 노리고 달려든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투기자본이 사실상 본색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 23일 별도로 개설한 홈페이지에서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제안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배구조 개편에 목적이 있다기보다 주가 부양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엘리엇이 자신들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 입장에선 제안한 내용 일부라도 받아들여지고, 그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면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더욱이 현대차 역시 계획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을 실현하기 위해선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엘리엇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주주들의 세력이 커질 경우, 주총 안건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의 더캐피털그룹은 지난 10일 현대차 지분을 기존 7.33%에서 7.4%로, 0.07%포인트 높인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엘리엇의 제안과 별개로 기존 개편안의 취지와 당위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본 출자구조 재편에 대한 취지와 당위성을 지속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며 일관된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엘리엇 요구 관철 가능성 낮아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엘리엇의 뜻대로 이뤄질 확률은 사실상 낮다고 분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현대차그룹 지분은 10억 달러(약 1조원) 내외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을 최소 1.5%씩 보유한 것으로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엘리엇 자체로는 영향력이 크지 않아 모비스 분할과 글로비스 합병안이 무산될 상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엘리엇의 방안은 표면적으로는 아직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지 않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중단시킬 요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 일부 요구는 수용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개편안을 유지하되 표 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를 한 달 앞둔 현대차그룹은 기존 개편안의 적법성을 주장하며 주주들의 찬성을 얻기 위한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잉여현금 흐름을 활용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주주 환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긍해온 만큼, 엘리엇이 제시한 '순이익의 40∼50% 수준'의 배당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현대·기아차·모비스 주가에 긍정적"
엘리엇의 요구는 대체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전망이 엇갈린다.
유 연구원은 "배당성향 개선으로 현대차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현대차 우선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상승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있고,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에 대해 반대를 표명했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아차 역시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의 지분가치가 현금화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엘리엇의 요구가 호재와 악재로 동시에 해석될 수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비전이 좀 더 명확해질 수 있어 긍정적일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올랐다는 점에서 이번 엘리엇의 요구는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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