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말라드 ⑦] 오너 일가 수준이 곧 '회사의 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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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4-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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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가치에 치명적인 오너리스크

  • 조현민 '물벼락 갑질'로 대한항공 시총 2228억원 손해

  • 오너와 자녀들 '회사는 내것' 사고방식서 벗어나야

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 조사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28억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이 불거진 지난 12일 하루동안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이 빠진 액수다. 대주주의 일탈로 기업이 위험이 처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도 대기업이 바뀐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임종화 경기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빠르게 성숙하면서 관행처럼 받아들였던 일들이 최근 ‘갑질’로 지탄을 받고 있다”며 “이는 우리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시기를 잘 보낸다면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너리스크, 기업가치에 치명적 악영향
소비자들은 갑질로 인한 분노를 단순히 감정의 표현으로 끝내지 않고 있다.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적인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남양유업은 2013년 이후 계속된 갑질 논란과 함께 중국 수출까지 감소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8% 큰폭 감소한 51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라이벌인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남양유업의 수익성 악화가 단순히 업황 악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2013년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제품을 할당해 판매하게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논란이 휩싸인 바 있다.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하는 증거자료까지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2016년 회장의 갑질 논란에 휘말렸던 엠피그룹의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피자의 가맹사업본부와 가맹점 사업도 악화일로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가맹점 매출액은 2014년 5억9966만원에서 2016 3억9506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등의 이른바 '갑질' 이미지가 실적 악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일부 소비자단체 등은 현재까지도 이들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갑질 문화에 대한 진정한 쇄신 나서야
"회장의 수준이 바로 주가입니다."

국내 포털 증권 사이트 종목 토론실에 올라온 글이다. 오너 리스크로 인해 피해를 본 한 소액주주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오너리스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너 일가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너와 자녀들은 ‘회사는 내 것’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책임을 적극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는 주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 상당수는 3~4세 경영 시대를 앞두고 있다. 3~4세 경영이 본격화되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논란이 된 두 딸을 사퇴한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그만큼 기업들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어 "기업 스스로 갑질 문화에 대한 진정한 쇄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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