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잡겠다는 금융당국...곳곳에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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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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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금감원 출신 고위 공무원, 잇달아 금융기관 수장에

  • 민간 금융사도 요직 선점 혈안...인물 추천하다 갈등 빚기도

 
 

 



채용과 관련해 민간 금융사들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금융당국이 정작 자신들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각종 협회와 민간 금융사에 낙하산들을 속속 투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채용비리의 원흉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 금융기관 수장 ··· 전형적인 낙하산 요직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올해 금융기관 곳곳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에서 퇴직한 김영기씨는 이달 금융보안원장에 취임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금융보안원은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낸 김영린씨가 1대 원장을 지냈다. 2대 원장도 금감원 부원장보였던 허창언씨가 역임했다. 퇴임 금감원 직원들의 직장인 셈이다. 

금융보안원은 지난 2월 사무금융노조 금융보안원지부가 "금감원 출신 인사의 재취업과 경력세탁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는 등 낙하산 인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또 한국금융연구원장에는 금감원 전략기획본부장(부원장보)를 지낸 손상호씨가, 금융연수원장에는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지낸 문재우씨가 각각 지난달과 이달 선임됐다.

◆ 낙하산 자리 놓고 금감원 내홍

민간 금융사에도 낙하산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은행‧보험‧여신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내려꽂기'식 인사가 단행되고 있다. 금융당국 내에서 서로 다른 인물을 추천하다가 갈등을 빚는 장면까지 연출되기도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은 최근 신상균 전 금감원 부국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NH농협은행도 금감원 부원장보와 금융보안원장을 지낸 김영린씨를 감사직에 연임시켰다. 또 허창언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 감사에, 변대석 전 금감원 국장이 지난달 대구은행 감사에 선임됐다.

2금융권 협회의 상근부회장직도 금융당국의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확률이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각각 이기연 부회장과 정이영 부회장이 임기를 마친지 오래지만 공석이다. 이기연씨는 금감원 부원장보를, 정이영씨는 금감원 부산지원장을 역임하는 등 상근부회장 직은 전형적인 금융당국의 재취업 요직이다.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정권교체 후 낙하산 인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상근부회장직이 아직 공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금융당국 출신 고위 인사를 선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비리를 근절시키겠다고 칼을 뽑아든 금융당국이 요직을 차지하기 위해 안감 힘을 쓰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당국의 이런 처신 때문에 금융사들이 오히려 대립각을 세우는 등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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