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北비핵화ㆍ평화체제 구축'…경협도 거론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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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4-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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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심의제, 종전선언은 큰 틀 합의로 천명…경협 재개도 포괄적 선언할 듯

[사진=인터넷]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고, 비무장지대(DMZ) 무기 철수와 정상회담 정례화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비전을 합의문에 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상선언문 수준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선언 수준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실험장 폐기 등 비핵화 의지 명확히 밝혀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라는 북한의 선제 조치는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의 입장문에서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아베 총리도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북·미 정상회담에서 체제 안전보장·평화체제 구축이 맞물린 비핵화 논의가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비핵화(핵폐기)는 불가능한 일이고, 상황에 따라 핵동결까지 양보할 수는 있다. 지난 20일 북한이 핵실험 중지로 핵동결 의지를 내비쳤지만 ‘비핵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 등 국제사회는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어 추후 논의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원칙을 내세우며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강조해온 김정은 위원장 간에 '간극'이 커, 이를 어떻게 좁힐지가 차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문제의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 등을 참여시켜 비핵화로 가는 각 단계에서의 '행동과 보상'에 대한 북·미의 실행력을 담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종전선언→평화협정 로드맵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종전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선언 형식으로 천명한 뒤,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선언을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6·25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종전선언'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로 꼽히는 정전(停戰)체제 종식 및 평화협정 체결 논의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 문제를 비롯한 적대 행위 금지 등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의제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의제 중 고민하고 있는 것이 정상회담 정례화 문제”라며 “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도 정상회담에서 마무리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넘어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 DMZ 내 중화기 철수 등 군축 합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정례화와 DMZ 내 재래식 무기 군축은 2007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10·4 남북 정상선언에 담으려 했다가 무산된 사안들이다.

당시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던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를 추진했지만 북측이 난색을 표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교류, 남북경협 재개되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조치를 비롯해 남북관계 발전 방안도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해 평화실현을 위한 정신으로 ‘자타불이(自他不二)’를 강조하며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소식을 주고받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경제·문화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단됐던 경협 사업 재개에 대해서도 대북제재를 감안해 ‘지난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이행한다’ 수준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선언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10·4남북정상선언'에는 △백두산 직항로 개설 등 백두산 관광△한강하구 공동 이용△개성공단1단계 완성 및 2단계 개발 착수, 해주를 중심으로 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역 설치 등 굵직굵직한 경협 사업들이 포함됐다.

남북 접경지역에 군 부대 대신 개성공단과 같은 경협단지가 조성되고,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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