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베트남이다] 국내 건설사 진출 155개국 중 계약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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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4-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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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개월간 16.5억 달러 수주... 전년보다 2배 증가

  • 탄탄한 기술력 바탕 현지 주거·문화시장 한류 바람

지난달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명 쌀국수집을 찾아 현지의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건설사들의 베트남 진출 러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토목기술을 바탕으로 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이나 플랜트를 짓던 우리나라의 건설 영역이 아파트에서 산업도시까지 확장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주거·문화시장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업체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SK건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협력외교를 펼치며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 베트남 건설시장 급속 성장… 이달까지 16억 달러 수주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아시아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소 등에 따라 국내의 건설사들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21일 기준) 아시아에서 체결된 계약액은 70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8억 달러) 대비 2.5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의 중동에서 올린 성적표(36억 달러)와 비교해도 2배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서도 베트남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 4개월 동안 16억5000만 달러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2017년의 시기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베트남은 국내 건설사가 진출한 세계 155개국에서 올해 가장 많은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수출 중인 LH는 베트남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LH는 올해 2월 초 베트남에서 TDH에코랜드 도시개발투자주식회사와 '흥이엔성 산업도시 개발에 관한 합의서(MOA)'를 체결했다. LH가 직접 자금을 투입해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흥이엔성 산업도시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에 있는 흥이엔성 리트엉켓에 분당신도시의 약 1.5배인 3000만㎡ 규모의 스마트시티를 짓는 프로젝트다.
 

해외건설 수주통계.[제공=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 1992년 정부 수교, 베트남 건설 한류 물꼬  

베트남에서 발주할 대형 프로젝트는 결코 적지가 않다. 롱안1·2 석탄화력발전소(49억 달러), 꽝찌2·3 석탄화력발전소(38억5000만 달러)를 비롯한 10여 개의 일정들이 예고된 상태다. 앞서 SK건설은 지난 2월 2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최초 석유화학단지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급속한 산업화로 석유화학 제품의 소비가 급증한데 따른다. 이외 삼성·LG디스플레이 공장 2~3곳과 THT 1단계 아파트 공사 등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 역사는 5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1월 28일 대림이 미국 해군시설처(OICC)에서 발주한 베트남의 라치기아 항만 항타(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기둥을 박는 일) 공사를 약 87만7000달러에 수주했다. 그것이 처음이었다. 대림은 1975년까지 항만, 비행장, 경찰서, 학교, 의료원, 발전소 등 20여 개의 공정에 참여했다.
 
1986년 베트남 공산당이 제6차 대회에서 개혁과 개방을 정책의 슬로건으로 앞세운 '도이 모이(Doi Moi)'를 실시한 이후 사회간접자본 구축을 위한 해외건설업체들의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어로 '변경한다'는 뜻의 도이(doi)와 '새롭게'란 의미의 모이(moi)가 합쳐진 용어다. 한국은 1992년 베트남과의 정식수교를 계기로 수주 물량이 급증했다.

◇ 정부 지원 본격화, 먹거리 확대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첫 순방국은 베트남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베트남은 우리정부의 신남방정책 중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020년까지 양국간 교역액을 1000억 달러로 높이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베트남은 이미 2017년 기준으로 639억 달러(수출 477억 달러·수입 162억 달러)의 교역 규모를 보이는 한국의 4대 교역국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김현미 장관이 직접 수주지원 방안을 챙기고 있다. 지난달 5~7일 3일에 걸쳐 베트남을 찾았던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공식 수행하게 되면서 보름 뒤 다시 들렀다. 김 장관은 하노이에서 장관급 회담을 통해 교통·물류 인프라 개선과 스마트시티, 사회주택·첨단산단 조성 등 분야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해외건설협회가 분석한 '세계 건설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를 보면, 베트남의 건설시장은 2012년 이후 호조를 보이고 있는 주택·부동산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안정적이다. 이런 안정적 가계소비와 내수시장 성장 지속, 투자 증가 등으로 경제전망이 밝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 김태완 차장은 "베트남은 다양한 세제혜택 및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외자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로나 전력 같은 각종 인프라와 주택 등의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SOC 및 부동산 개발사업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흥이엔성 스마트시티 조감도.[제공=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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