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 기자의 짠내 생존기] 밀당으로 몸값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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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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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테이블은 트럼프나 김정은이 앉는 자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앉았다. 바로 연봉협상 테이블이다.

직장인은 연봉을 협상한다. 지난 1년간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또 앞으로 1년간 월급날마다 보람을 느끼기 위해 협상을 한다.

비교적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한 나는 친구들에게 "연봉협상은 어떻게 하는거야"라고 물었다.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얘기를 듣고 사인하면 끝이라든가 무조건 이의를 제기해라는 식이었다. 한 친구는 "연봉협상은 밀당이기 때문에 이성을 잃는 순간 넌 패배"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에도 연봉협상과 관련한 다양한 글이 넘쳐났다. 모두 "냉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마 주세요"라는 말을 하는 것은 금물이고, 본인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해서 제시하라고 충고했다. 냉정한 자기평가와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치화된 자료야 말로 연봉협상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라는 설명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얘기도 많았다. "야근을 너무 많이 했다. 일이 정말 많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러이러한 일을 해서 이러저러한 성과를 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신뢰가 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말을 할 때 자신감 넘치는 사람을 따르게 돼 있다"고 말한 마오쩌둥을 되새기며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세치 혀의 힘을 보여주리라고 다짐도 했다. 하지만 테이블에 앉은 순간 모든 걸 다 잊었다. 역시 협상은 많이 해본 사람이 한 수 위다.  

그나마 연봉협상을 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취업포털 인쿠르트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8곳은 연봉협상이 아닌 '연봉통보'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 증감률을 선(先)책정한 뒤 후(後)통보하는 식이다. 아예 얼굴도 보지 않고 비대면 계약을 하는 기업도 부지기수였다.

직장인의 65.2%는 연봉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10.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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