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조직단합 해치는 '물벼락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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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04-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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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산업부 기자.]


'Employee First(직원 우선)'.

세계적인 커피 전문 회사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평소 "우리 회사의 최우선 순위는 직원"이라며 "직원이야말로 회사의 열정을 고객에게 전달할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종업원에게 스톡옵션과 의료보험 헤택을 제공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종업원을 '직원'이 아닌 '파트너'로 예우한 것이다.

지난달 이석주 제주항공 신임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부심과 사랑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올해로 13살을 맞은 제주항공의 각오다. 서비스 기업인 항공사의 경우 직원들의 경쟁력은 곧 회사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반면 내년이면 지천명(知天命)을 맞는 대한항공은 사뭇 다른 행보를 걷는 모양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딸인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으로 촉발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의 이름에서 '대한'을 빼자'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회사와 고객을 위해 일해야 하는 직원들은 오너가의 치부를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3개 노조는 조 전무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괴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우리 회사 직원들이 연차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지만 실제로는 개선된 게 없다"며 "회사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다음달부터는 항공기 탑승 승무원을 1~2명씩 줄인다"며 "근무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떠남'과 '만남'을 강조했다.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관행과 사고방식을 떨쳐내고, 변화하는 세상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단추로 조직의 단합을 저해하는 갑질을 근절하고 조직 변화를 요구하는 내외부의 목소리부터 경청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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